대구 동을 초반 판세
유승민 새누리 지지층서도 앞질러
“이재만 아직 인지도 떨어져”
“박 대통령 심판 역효과”등 분석
‘유승민 대 박근혜’의 대결장이 된 대구 동을 지역구에서 ‘진박(진짜 친박)’을 내세운 도전자의 기세가 아직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낙인이 찍힌 유승민 의원을 상대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진박을 자처하며 도전장을 냈지만 초반 지지율은 48.3%대 32.6%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새누리당 지지층도 유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당내 공천이 당선인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자의 48.5%가 유 의원을 선택한 반면 이 전 청장 지지율은 37.7%에 불과했다.
하지만 연령대별 응답률에서는 고뇌하는 대구민심이 드러났다. 20~40대에서 유 의원은 이 전 청장을 24.8%포인트~31%포인트 이상 크게 앞질렀지만, 50대 이상의 연령층은 달랐다. 60세 이상에선 유일하게 이 전 청장이 40.8%로 유 의원을 5%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50대 유권자 층에서도 유 의원의 지지율이 43.9%로 이 전 청장보다 높긴 했으나, 격차는 5.9%포인트에 불과했다.
당내 공천을 둘러싼 초반 판세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일단은 이 전 청장이 유 의원에 비해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거론된다. 여기에는 유 의원을 차기 TK주자로 밀어야 한다는 대구 지역의 정치적 염원도 작용하고 있다. 대구 정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노년층에서는 박 대통령의 심판론이 어느 정도 먹혔지만, 여론 주도층이나 장년층에선 유 의원이 대통령을 배신할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이 강하다”며 “TK의 성골인 유 의원을 ‘포스트 박근혜’로 여기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TK 물갈이’를 거론하지 않는 상황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인물론이 더욱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유 의원은 2005년 10ㆍ26 재보선에서 동구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래 18대 총선에선 84.4%, 19대 총선에선 67.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심판이 도리어 반발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초반에는 이 전 청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박 대통령이 조화조차 보내지 않은 유 의원 부친상을 기점으로 동정론이 거세게 일어 판세가 뒤집어졌다”고 평가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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