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내 생애 마지막 영화 됐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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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내 생애 마지막 영화 됐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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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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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50분이 추가된 감독판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우민호 감독. 연합뉴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 670만명(26일 기준)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영화 ‘내부자들’의 우민호(44) 감독은 50분을 추가돼 3시간짜리로 늘어난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31일 개봉)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조국일보의 논설 주간 이강희(백윤식)와 정치판의 깡패 안상구(이병헌)의 과거 이야기가 추가됐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했는지 설득력 있게 묘사됐다. 또 경찰 출신 검사 우장훈(조승우)의 경찰 시절 모습도 담겼다.

50분이 늘어난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는 조국일보 논설 주간 이강희(백윤식)와 정치판 깡패 안상구(이병헌)의 숨겨진 이야기도 공개됐다. 쇼박스 제공

감독판까지 개봉하는 ‘내부자들’의 뜻밖의 흥행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 ‘간첩’(2012) ‘파괴된 사나이’(2010) 등 연달아 두 작품이 모두 흥행에 실패해 내리막 길을 걷던 우 감독은 결국 ‘내부자들’의 감독판까지 개봉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2015년 새롭게 부상한 별이 됐다.

더불어 지난해 ‘50억 협박녀 사건’과 함께 8월 개봉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43만명)의 흥행 참패로 배우로서의 위상까지 흔들렸던 배우 이병헌도 끊겼던 시나리오가 다시 들어오면서 기사회생했다. 그는 내년 강동원 김우빈 등과 함께 영화 ‘마스터’에도 출연이 확정돼 함박 웃음이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서 열린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미디어데이에도 우 감독을 비롯해 이병헌 조승우 등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하자”던 영화 속 이병헌의 대사처럼 모히토가 테이블마다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시종일관 미소를 지우지 않은 감독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내부자들’의 600만 관객 돌파에 대해 감격했다. 영화 ‘간첩’(130만명)과 ‘파괴된 사나이’(100만명)가 그리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하지 못해 의기소침 했던 우 감독은 ‘내부자들’의 흥행도 모자라 감독판까지 대중에게 내놓게 됐으니 얼마나 꿈만 같을까.

“이제 와서 말이지만 이병헌씨가 ‘내부자들’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이걸 왜 해?’ ‘진짜?!’라며 자문하기도 했죠. 원래 시나리오라는 게 스타들에게는 의례적으로 보내는 거잖아요. 그런데 하겠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요.”

이병헌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내부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심지어 “어떤 배우는 직접 전화가 와서 조승우씨가 했던 우장훈 역할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고.

하지만 우장훈 역할에 조승우를 마음 속에 결정한 이후 우 감독은 조승우에게 여러 번 러브콜을 보냈다. 그럴 때마다 조승우는 정중히 거절했다고. 우 감독은 “조승우는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있는 배우다. 그 어떤 배역을 맡겨도 쉽게 그려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스타급 배우들이 줄줄이 캐스팅 되면서 영화는 일사천리로 촬영됐다. 하지만 우 감독은 스스로 걱정과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고. ‘간첩’과 ‘파괴된 사나이’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내부자들’까지 성적이 저조하면 감독 인생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내부자들’을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연출했습니다. 만약 잘 안 되면 시나리오 쓰는 것 하나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을 겁니다. 감독은 그만두고요. 백수가 될 수도 있었겠죠. 하하”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는 일념 하에 우 감독은 영화를 만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부자들’은 지난해 개봉 예정일까지 잡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개봉이 좌절됐다. 바로 이병헌이었다. 그의 스캔들은 ‘내부자들’을 표류하게 만들었다. ‘내부자들’을 시작할 수 있게 했던 ‘이병헌 카드’가 오히려 화살이 되어 우 감독의 심장에 박힌 셈이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서 추가로 공개된 안상구(이병헌)의 과거 장면. 쇼박스 제공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병헌이 원망스럽지는 않았느냐고. 우 감독은 “전혀 아니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저는 자신 있었어요. (‘내부자들’이) 될 것이란 생각이요. 영화 촬영을 마치고 편집본을 보면서 ‘이 영화는 분명히 될 거다’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영화 내용은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일품이었기 때문에 자신 있었어요. 개봉이 늦어진 것 자체를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사실 이날 이병헌과 조승우는 영화 개봉 전 우 감독이 보내 온 ‘내부자들’ 편집본 CD를 보고는 “서로 통화를 하면서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내용이 어쩌면 너무 뻔해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영화가 성공하자 두 사람은 “작품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멋쩍어 했다.

결국 우 감독의 예감이 적중한 것이다. ‘내부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등 배우들의 명연기로 호평을 받았고, “이병헌까지 살렸다”는 반응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감독판까지 개봉할 예정이어서 한국영화 역사상 ‘내부자들’이 남길 기록은 더 남아 있는 셈이다.

그래도 우 감독의 다음 영화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살짝 공개해달라고 했다. “당분간은 ‘내부자들’의 기쁨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면서도 “다음에는 아름다운 인간미를 드러낸 작품을 해보고 싶다. 어느 정도 구상을 해놨다”고 귀띔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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