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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리과정 예산, 논의기구 통해 푸는 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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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리과정 예산, 논의기구 통해 푸는 것도 방법

입력
2015.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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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시ㆍ도 교육청 간의 대립이 접점 없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3일 주요 진보 교육감을 포함, 5개 시ㆍ도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성명을 통해 ‘책임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지자체와 시ㆍ도 교육청이 계속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시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며 시ㆍ도 교육청의 관련 협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일선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예산 파동의 핵심은 어린이집 운영 예산이다. 누리과정의 다른 한 축인 유치원 운영은 교육과정에 포함되기 때문에 시ㆍ도 교육청도 예산 편성 원칙에는 공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린이집은 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따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라는 게 시ㆍ도 교육청의 요구다. 이런 논리로 현재 서울 등 8개 시ㆍ도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서울 광주 경지 전남 등 4곳은 형평성 등을 이유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마저 편성하지 못했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가 따로 추가해 편성해달라는 일부 지자체와 시ㆍ도 교육청의 요구가 전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누리과정 예산은 2012년부터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해 오던 사업이고, 현행 법령 상으로도 지방교육재정 의무지출 사항이라는 것이다. 또 국세 수입의 20.27%와 교육세 전액을 합쳐 중앙정부가 시ㆍ도 교육청에 주는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예산도 올해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하고, 목적예비비 3,000억원까지 편성해둔 만큼 시ㆍ도 교육청이 예산 부족만 탓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 부진과 세수 부진으로 근년 들어 교부금 액수가 줄면서 시ㆍ도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악화한 건 사실이다. 향후 학생수 감소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및 담뱃값 인상 등에 따른 지방세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중앙정부가 시ㆍ도 교육청 요구대로 섣불리 교부금을 늘리거나 누리예산 편성 원칙을 훼손하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간 경직된 예산 다툼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누리예산 파동은 결국 지방교육재정 개혁과도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는 일단 시ㆍ도 교육감들이 요청하는 책임 있는 논의기구를 가동해 포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결국 이를 풀 궁극의 역할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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