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근육 운동 속에 분자생물학이 있다는 걸 아세요?
알림

근육 운동 속에 분자생물학이 있다는 걸 아세요?

입력
2015.12.21 15:45
0 0
구세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FILA FIT(휠라 핏) 창단식에서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FILA 제공
구세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FILA FIT(휠라 핏) 창단식에서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FILA 제공

건강과 웰빙이 대세인 요즘, 전문 체육인의 전유물이었던 보디빌딩도 신개념 뉴스포츠(참가자 중심의 체험형 스포츠)로 변해가고 있다. 피트니스 대회의 새 지평을 연 머슬마니아는 보디빌딩뿐 아니라 피트니스, 모델 분야까지 아름다운 몸매와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를 넘어섰고,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될 만큼 대중화에 성공했다. 여성 보디빌더와 피트니스 선수로 구성한 FILA FIT(휠라 핏)의 창단 멤버인 구세경(33)도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데뷔 7개월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화제의 주인공이다.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원 시절의 구세경. 구세경 제공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원 시절의 구세경. 구세경 제공

흰 가운 속의 반전 매력

지난 2월 피트니스 스포츠에 발을 들여 놓은 구세경은 첫 무대였던 4월5일 부천시장배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하자마자 뷰티바디 쇼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5월2일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스포츠모델 쇼트 부문 4위로 세계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고, 9월26일 싱가포르‘2015 머슬마니아 아시아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입문 7개월 만에 아시아 무대까지 평정했다. 국내 피트니스 스포츠 사상 유례 없는 페이스다.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은 직접적인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구세경은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밟던 학생이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이라 오랫동안 계속한 공부였기에 해당분야의 권위자를 넘어 노벨상을 받는 게 꿈이었어요.”하루 평균 4시간만 자면서 실험 기구와 씨름하던 어느 날 그는 몸에 이상 신호를 느껴 4년째 유학 중이던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지난해 7월 귀국했다. 병원에서 근육량이 부족하다는 소견을 받아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다가 트레이너의 권유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처음엔 몸매를 훤히 드러내야 하는 비키니를 입고 대회에 나설 엄두도 나지 않았다. “노출도 어려웠고, 나 같은 체형이 몸매를 평가하는 경연 대회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건강한 여성을 선호하는 시대에 당당한 모습을 뽐낼 수 있는 일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비키니를 입고 무대에 선 구세경을 보고 가장 놀란 사람은 조지아 공대 동기생들이었다. “정말 제가 맞냐고 하더라고요. 온 몸을 두르는 가운을 걸치고 마스크까지 쓰고 연구실에만 있었으니 몰라보는 것도 당연하죠. 대회에 나가기 전까지는 수영장 가서 비키니를 입어 본 기억조차 없는 걸요.”

물론 펜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다. “언젠가 돌아가 공부도 마쳐야죠. 근육 운동이 분자생물학과 어느 정도 연관성도 있어서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어요.”

9월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5 머슬마니아 아시아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구세경과 트로피. 구세경 제공
9월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5 머슬마니아 아시아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구세경과 트로피. 구세경 제공

세계 챔피언 꿈꾸는 건강ㆍ긍정ㆍ자연 미인

인형 같은 미모로 시선을 사로 잡은 구세경은 흔한 쌍커풀 수술조차 하지 않은 자연 미인이다. 33-22-34의 균형 잡힌 바디라인과 9등신의 완벽한 신체 비율까지 자랑한다. 성형 의혹을 제기하는 시샘도 있었지만 ‘야구 여신’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구새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친언니로 타고난 유전자다. 구새봄은 2009년 미스코리아(미스 애틀랜타 미 한국일보)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던 동생처럼 구세경도 잠재된 끼가 변신의 원천이다. “음악, 미술, 발레, 패션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공교롭게도 운동만 전혀 소질이 없었죠. 살기 위해 시작했기에 운동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선수로 활동하는 지금도 ‘건강’이 우선입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단련된 건강미는 그의 최대 강점이 됐다. 공대 연구원이 되기까지, 피트니스 선수로 전업하기까지 남모를 좌절도 있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환한 미소는 트레이드마크가 돼 동료들 사이에서도 ‘긍정의 여신’으로 통한다. 단기간에 여성 피트니스 간판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은 무대에서 30초 동안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보여질 수 없는 건강-긍정-자연 등 숙성된 3박자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그에게 남은 목표는 세계 대회 석권이다. 아시아를 제패한 싱가포르 대회도 세계 3대 대회에 포함되지만 내년 6월과 11월 두 차례 미국 마이애미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전 세계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가 진정한 별들의 무대. “어려서부터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어요. 여기까지 왔으니 세계 챔피언까지 돼 보고 싶어요. 아 참,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은 어떤 식으로든 평생 함께 할 거예요.”

스포츠 모델 부문에서 하키 종목을 콘셉트로 무대를 꾸미고 있는 구세경. 구세경 제공
스포츠 모델 부문에서 하키 종목을 콘셉트로 무대를 꾸미고 있는 구세경. 구세경 제공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