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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시리아 군사활동 강화”… 안보리 결의 하루 만에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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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시리아 군사활동 강화”… 안보리 결의 하루 만에 딴소리

입력
2015.12.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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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 궁에서 열린 '정보 요원의 날' 행사에 참석해 행사를 관전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19일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 궁에서 열린 '정보 요원의 날' 행사에 참석해 행사를 관전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평화협상 결의안이 채택된 지 하루만에 러시아가 시리아에서의 군사 활동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조속한 시일 내에 시리아에서 외국 군대가 철수하기를 바라는 시리아인들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러시아 국영 TV 다큐멘터리 ‘세계질서’의 인터뷰 영상에서 “러시아가 현재 시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군사 능력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라면서 “우리는 더 많은 군사 수단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사드와 미국 양 측 모두와 협상을 꾀해왔다”면서 “기존 입장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시리아 평화 협상 결의안이 채택된 지 24시간도 채 되기 전에 나왔다며, 시리아 내전 종식과 관련된 각국의 입장이 여전히 상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유엔 안보리는 시리아 내전의 정전과 시리아 정부와 반 정부간 평화 협상을 포함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날 17개국 외무장관들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회의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협상을 시작으로 6개월 이내에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이후 유엔 등 국제사회 감시하에 18개월 안에 선거를 치른다는 일정에 합의했다.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 15개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데다 미국과 이견이 있는 러시아까지 동참하면서 2011년 이후 25만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내전 종식을 향한 국제 사회의 단결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함에 따라 결의안에는 아사드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들어가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사우디 아라비아와 다른 아랍국가들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시리아 국민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아사드의 퇴출이 보장돼야 평화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며 퇴진을 촉구했으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아사드 대통령은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반드시 시리아 국민이 자신들의 운명과 시리아 대통령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여기에 이란이 러시아 편에 서기로 하면서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주 푸틴 대통령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회담 이후 이란이 아사드 정권 퇴진과 관련해 러시아의 편에 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반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2012년 아사드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뒤 망명해 아사드 반대 그룹을 대표하는 리야드 히잡은 18일 ISSG 회의 전 “아사드를 포함한 정치적 변화에 기반한 회담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원칙에는 양보가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아사드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이슬람국가(IS)의 지배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세속적 보루이며, 리비아에서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 축출 후 벌어진 상황처럼 아사드를 제거하면 더한 혼돈과 폭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우려가 워싱턴에까지 퍼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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