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부담만 가중” 비난 여론 확산
다음달부터 건강보험료가 0.9% 인상된다. 가입자는 올해보다 월 평균 800원 가량 더 내게 된다.
정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은 현재 보수월액의 6.07%에서 6.12%로, 지역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이 현행 178원에서 179.6원으로 오른다. 직장가입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현행 9만4,536원(10월 기준)에서 9만5,387원으로 851원이, 지역 가입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8만3,967원에서 8만4,723원으로 756원 오른다.
건보료가 동결됐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인상폭은 역대 최저수준이지만, 불투명한 경기상황을 반영한 듯 직장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원 강모(32)씨는 “건보료가 2년 전 10만원 수준에서 계속 올라 올해는 12만원 넘게 내고 있다”며 “돌아오는 혜택은 적은데 보험료만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강모(29)씨는 “소득은 거의 그대로인데 대출 받아 장만한 집 때문에 1년 사이 보험료가 2배가 뛰었다”며 “피부양자로 등록된 자산가는 무임승차하게 두면서 서민들만 착취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상에도‘담뱃값을 올렸으면 건보료는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은 안 하면서 보험료만 올린다’는 등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013년 정부는 지역 가입자와 직장 가입자의 건보료 부담 형평성을 맞추겠다며 국정과제로 건보료 부과체계개선을 선정했지만, 3년이 다 돼도록 개편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편 전체 의료비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율인 건강보험 보장성은 6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건보료 인상률은 2011년 5.9%를 기록했지만, 건보재정이 안정되며 2014년 1.7%, 2015년 1.35% 등 1% 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1월말 현재 건보재정 누적흑자는 16조9,928억원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건강보험 누적흑자가 올 한해 17조원에 달하고 보장성은 제자리 걸음이라 인상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소폭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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