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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부고발 감리원 쫓아낸 'LH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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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부고발 감리원 쫓아낸 'LH의 꼼수'

입력
2015.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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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이전공사 비위 의혹 제기한

감리책임자 교체 노려 벌점 부과

법원 “근거 없어… 부과 취소하라”

사실상의 보복인사에 제동 걸어

LH 로고.
LH 로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육군 특수전사령부 이전사업과 관련해 ‘설계변경을 통한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감리책임자를 교체하기 위해 내린 벌점부과 처분(본보 지난해 7월 11일자 10면, 7월 19일자 8면)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LH가 내부고발자에게 ‘보복 인사’라는 ‘무리한 갑질’을 한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2부(부장 임성철)는 특전사 이전공사의 감리를 맡은 H사와 책임감리원인 김수열 전 감리단장이 LH를 상대로 낸 부실벌점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벌점을 받으면 일정기간 동안 감리업무 수행 자격이 정지되므로 LH의 벌점 부과는 결국 H사와 김씨를 해당 공사에서 배제하는 근거가 됐는데, 이러한 조치가 정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을 낳은 이 사업은 현재 서울 송파구에 있는 특전사를 경기 이천시로 옮기는 것으로, LH가 발주하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2010년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공사 도중 ‘모의고공훈련장 신축’ 등과 관련해 설계변경이 추진됐고, 이에 대해 김씨는 “설계변경 중에서 일부 불합리한 행위나 위법사항이 발견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석연찮은 사업비 증감분이 총 108억원에 달하는데, LH 등이 회유와 협박 등을 하면서 설계변경 승인을 지시했다”며 지난해 6월 말 대검찰청과 감사원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LH는 H사에 공문을 보내 “김씨와 관련된 민원 내용이 접수됐으니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시공사 측에 유류비와 생수 지원, 식사비 할인 등을 요구하고 ▦독선적인 업무처리(고의적인 공사 지연)를 하는 등의 비위 의혹이 제기됐으니 사실상 교체하라는 뜻이었다. 김씨 등이 “허위 및 무고의 내용”이라면서 해명했으나 LH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그에게 벌점 2점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H사에도 벌점 4점을 부과했다. 이로 인한 자격문제로 H사와 김씨는 특전사 이전사업 감리 업무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법원은 벌점부과의 근거가 모두 ‘이유 없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제기된 민원 내용은 관련 문서 및 직원들의 진술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게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LH는 원고들이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감리사가 아닌 시공사 때문”이라며, 김씨와 H사의 업무처리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의 의혹 제기와 관련, LH가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다는 사실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제보 내용이 허위사실이라 단정키 어렵고, LH라는 공익단체의 공사금액에 대한 문제제기는 공공의 이익과 연결되는 것”이라면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발주청의 책임감리원 교체 요구는 감리 업무에 부당한 개입이 될 수 있어 신중히 행해져야 한다”면서 “그런데 LH가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김씨의 교체를 지시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LH는 이번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해 조만간 서울고법에서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김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돼 다행”이라며 “LH가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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