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당뇨환자 입니다. 발바닥이 저린데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건가요?
알림

당뇨환자 입니다. 발바닥이 저린데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건가요?

입력
2015.11.05 18:45
0 0

당뇨환자 입니다. 발바닥이 저린데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건가요?

당뇨의 3대 합병증 중 마지막인 '말초신경합병증'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40% 정도가 발에서 이상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발에 감각이 무뎌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저리거나 화끈거리거나 따갑다고 표현하십니다.

이런 증상은 혈관의 증상이라기 보다는 말초신경이 고장 나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말초신경이 무엇일까요? 우리 몸을 싸고 있는 피부는 무엇이 와서 닿거나 뾰족한 것에 찔릴 때 또 차거나 뜨거운 것이 닿을 때 이 모두를 정확하게 알아차립니다. 바로 모든 피부에 말초신경이라는 센서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이 센서에서 느낀 감각들이 말초신경의 전선을 타고 뇌로 감각을 전달해 줍니다. 중풍이 와서 뇌가 망가져도 감각을 잃지만 말초신경이 고장 나도 감각을 느끼는데 이상이 발생합니다.

말초신경이 고장 나면 감각 자체를 뇌로 전달해 주지 못하기도 하지만 저절로 이상한 감각을 뇌로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외부에서 자극을 주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저리거나 따가운 또는 화끈거리는 감각을 뇌로 전달해 줘서 뇌는 실제로 발에 무슨 이상한 자극이 있는 것으로 느낍니다. 증상이 심한 분들은 발이 저려서 잠을 자기도 힘들어 합니다. 심지어 발에 감각이 무뎌져서 발바닥에 못이 박혀 있어도 못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감각이라는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걸어서 발가락에 물집이 생겨보신 분들은 물집이 생길 정도면 얼마나 발이 따가운 지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 괴로움 때문에 조심해서 걷게 되고 아예 걷는 것을 중단하게 되지만 말초신경이 고장 난 분들은 큰 물집이 생겨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심한 문제가 생길 때까지 방치될 수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뇨병이 오래 되면 말초신경만 고장 나는 것이 아니라 발로 가는 말초동맥이 같이 고장 나기 쉽습니다. 감각만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발로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겨서 피를 잘 공급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감각이 무뎌지면 상처가 생기기 쉽고 가뜩이나 피까지 잘 안 통하면 상처가 낫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초신경과 말초동맥이 함께 망가져서 생기는 것이 바로 발에 괴저가 생기는 '당뇨발'(DM foot)입니다.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당뇨병 환자가 매일 자신의 발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초동맥질환은 대혈관합병증이고 말초신경 합병증은 미세혈관합병증입니다. 대혈관합병증 예방은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렸고 말초신경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조절과 더불어 술을 조심해야 합니다. 술도 말초신경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다른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망가진 신경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모든 합병증은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