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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땅에서 사회주의 모델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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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땅에서 사회주의 모델을 외치다

입력
2015.10.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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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프랜시스 골딘 등 33명

소득에 비례한 사회보장세

부유층 감세 중단·금융위기 단죄 등

구체적 요구와 운동방식 제안

프랜시스 골딘, 마이클 무어 외 지음 · 김경락 옮김 · 어마마마 발행 · 320쪽 · 1만4,000원
프랜시스 골딘, 마이클 무어 외 지음 · 김경락 옮김 · 어마마마 발행 · 320쪽 · 1만4,000원

미국 사회주의 운동가 프랜시스 골딘에게 여생의 남은 목표는 두 개다. 첫째는 언론인 무미아 아부자말(급진적 흑인민족주의 운동에 관한 글을 발표하다가, 백인 경찰 살해 혐의로 종신형 복역 중)의 석방, 둘째는 미국에서 가능한 사회주의 형태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두 번째 바람의 실현 가능성을, 그는 2011년 뉴욕 월스트리트의 점령 운동에서 찾은 듯하다. ‘99%가 1%의 탐욕스런 금융자본에 대항하자’는 슬로건 아래 모인 사회 활동가 33명의 고견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1막 ‘자본주의는 왜 해로운가?’는 날로 커지는 미국 상위 1%의 부와 빈부격차를 ‘팩트’로 논거한다. 2007년 상위 1%는 미국 국민총소득의 23%를 가져갔는데 이는 1986년에 견주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970년대와 21세기 첫 10년 사이 미국에서 가장 큰 10개 기업의 경영진에게 지급된 중위임금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4배 이상 올랐다. 같은 시기 일반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10% 가량 떨어졌다.

2막 ‘사회주의를 상상하라’는 환경, 기업지배구조, 법,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상 가능한 사회주의 미국의 모습을 그린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릭 울프는 대기업 이사회를 분석한다. 노동자와 관리자를 고용하고, 무엇을 어디서 얼마만큼 생산할지 판단하고, 이윤도 가져가는 기업 이사회는 자본주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구소련 등의 국가기업은 이사회를 위원회로 바꾼 착취 시스템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사회주의적 대안경제 모델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이사회를 맡아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하는데 이는 지금도 시험되는 협동조합 체제와 별 차이가 없다.

책 절반을 차지하는 2막은 사실상 현실정치에서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저자들은 3막 ‘그곳으로 가자’에서 보다 구체적 요구와 운동방식을 제안한다. 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의 감독 마이클 무어는 ‘정부의 부유층 감세 조처를 뿌리 뽑고, 모든 미국인은 소득에 비례해 사회보장세를 내며, 2008년 금융위기 원인을 조사해 범죄인들을 재판에 회부하라’는 등의 10대 요구사항을 제안한다.

자본주의가 찬란하게 꽃핀 기회의 땅, 미국에서 이들이 내건 사회주의 모델은 너무나 순진하거나 유럽국가들이 이미 시행 중인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우직하게 해명한다.‘사회 변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고, 이미 정해진 과정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 운동이 그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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