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빨라졌다. 막강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산성'에 스피드를 더하니 농구 팬들이 좋아하는 다득점 경기도 가능하다. 동부는 개막 3경기에서 평균 83.3점을 넣어 고양 오리온(87점) 다음으로 화끈한 공격 농구를 했다. 전형적인 수비의 팀에서 일어난 변화다.
속도 향상의 중심엔 가드 듀오 두경민(24)-허웅(21)이 있다. 둘은 많은 활동량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템포를 빠르게 가져간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칭찬했고, 최고참 김주성(36ㆍ205㎝)은 "우리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에이스들"이라고 표현했다.
3년차 두경민은 3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평균 득점은 15.7점. 특히 동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외곽에서 52.9%의 높은 3점슛 성공(17개 시도 9개 성공)률 자랑하며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2년차 허웅 역시 평균 12.7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50%의 3점슛 성공률(10개 시도 5개 성공)을 찍었다.
3년 만에 친정 팀으로 돌아온 외국인 센터 로드 벤슨(31ㆍ207㎝)의 역할도 크다. 기본적으로 골밑 장악력이 뛰어난데다 달리는 농구를 할 줄 안다. 또 김주성(36ㆍ205㎝)과 함께 팀 속공의 발판을 만드는 리바운드를 곧잘 잡아낸다. 벤슨은 평균 리바운드 13개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두경민과 허웅이 많이 움직인다. 벤슨도 스피드가 있어 팀이 더 빨라졌다"며 "높이도 다른 팀보다 좋다. 우리는 높이와 스피드 두 가지를 갖췄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주성도 "벤슨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앞에 젊은 피들이 있어 빠른 농구가 가능하다"면서 "예전 벤슨이 있을 때 속공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동부는 벤슨이 뛰던 2010~11, 2011~12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벤슨-김주성-윤호영(31ㆍ197㎝)의 트리플 타워는 '질식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묶으면서 빠른 공격 가담으로 득점을 쉽게 올렸다. 2010~11시즌에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 속공 181개(경기당 평균 3.35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2승1패로 무난한 출발을 한 동부는 앞으로 더 무서워질 일만 남았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무릎 부상으로 하차한 윤호영이 2라운드에 돌아온다면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동부산성에 화룡점정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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