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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치료약이 당뇨병 유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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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치료약이 당뇨병 유발할 수도

입력
2015.09.17 18:33
수정
2015.09.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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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 계열 약재 효능 연구 '상반'…장기 복용 땐 당뇨병 위험 높아

이상 반응에 환자가 제약사에 소송

국내 30세 이상 절반이 고지혈증

전문의와 상담 후 약물치료 병행을

이상지질혈증에 의한 죽상동맥경화로 혈관 내강이 좁아진 모식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제공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은 반드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치료로는 스타틴(statin) 계열 약제가 주로 쓰인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 수치를 일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타틴 계열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를 공식 인정하면서 라벨 변경까지 이뤄져 스타틴은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약으로 사실상 굳혀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스타틴 계열 피타바스타틴(상품명 리바로)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18%가량 낮춰 스타틴 계열 약물 모두가 아니라 각 약제별로 위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새로운 견해가 나왔다. 이른바 ‘계열 효과(class effect)’가 파기된 셈이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이 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으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한 치료제 선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 47.7%가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늘어난 상태이거나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이상지질혈증이 심뇌혈관질환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말초 혈액순환장애 등 각종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죽상(粥狀)동맥경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가량(47.7%)인 1,600만 명이 이상지질혈증일 정도로 한국인의 혈관 건강이 심각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지질ㆍ동맥경화학회(회장 서홍석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주최로 열린 ‘제4회 이상지질혈증 및 동맥경화증에 관한 국제회의’에서다. 조사는 2013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실적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학회는 ‘2015년 제3판 한국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라 고(高)LDL콜레스테롤혈증, 고(高)중성지방혈증, 저(低)HDL콜레스테롤혈증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상지질혈증으로 규정했다. 고LDL 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160㎎/㎗ 이상일 때,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200㎎/㎗ 이상일 때,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HDL콜레스테롤 농도가 40㎎/㎗ 미만일 때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았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 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LDL 콜레스테롤의 경우 각종 심뇌혈관질환의 주범이기 때문에 위험도에 따라 스타틴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당뇨병 유발 줄인 안전한 치료제 중요”

이상지질혈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스타틴 계열 약이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HMG-CoA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 수치도 일부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 FDA도 2012년 이를 공식 인정하고 모든 스타틴 제제의 제품 라벨에 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늘릴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스타틴 복용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관계를 확인한 대표적인 임상시험은 2008년 발표된JUPITER 연구(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 이하로 정상에 가깝고 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가 2㎎/L 이상으로 높은 환자 1만7,802명을 대상으로 했다. 로수바스타틴(상품명 크레스토) 20㎎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평균 1.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로수바스타틴군 가운데 270명(3%)이 새롭게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병이 26%나 높았다.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GISSI-HF 연구에서도 로수바스타틴 10㎎ 투여가 사망, 심혈관계 원인으로 인한 입원을 포함한 환자를 위약군 대비해 의미 있게 개선하지 못하고 도리어 당뇨병 발병을 10% 높인 것으로 보고됐다(랜싯 2008년). 로수바스타틴 이외에 아토르바스타틴(상품명 리피토), 심바스타틴(상품명 바이토린) 등 다른 스타틴 제제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3개의 스타틴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당뇨병 발병을 9%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자에서 만든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약 리피토를 복용한 뒤 당뇨병 등 심각한 이상반응을 일으켰다는 환자가 화이자를 상대로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유사 소송이 미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는 피타바스타틴(상품명 리바로)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18%가량 낮췄다는 전혀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다와라 마사토 도쿄대 의대 내과학 교수가 스타틴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내당능장애 환자 1,269명을 2007년부터 5년 간 추적 조사해 발표한 J-PREDICT 연구 결과, 현재 사용되는 스타틴 계열 약 7가지 가운데 피타바스타틴은 다른 약에 비해 당뇨병 유발 위험이 18%가량 낮았다. 오다와라 교수는 제4회 이상지질혈증 및 동맥경화증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 “피타바스타틴 제제가 장기 사용 시 당뇨병 촉진 논란이 일고 있는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의 대안을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대사증후군과 당뇨병 전 단계가 동반된 국내 환자에게 피타바스타틴 약을 투여한 PROPIT연구(임상내분비학지 2014년 발표)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24개월 동안 국내 환자에게 피타바스타틴을 투여한 결과, 혈당을 높이지 않으면서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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