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가 백종원의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SBS가 그를 내세워 맛집 탐방을 하고 요리 대결을 펼치는 백종원의 3대 천왕’(이하 3대 천왕)이 방송 3회만에 금요일 밤의 왕좌가 됐다. 지난 1년여 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MBC ‘나 혼자 산다’를 이긴 것이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일 ‘3대 천왕’은 7.1%, ‘나 혼자 산다’는 6.3%의 시청률을 보였다. ‘3대 천왕’는 지난달 28일 첫 방송도 6.5%로 출발해 ‘백종원 효과’를 톡톡히 봤다. 2회 방송도 6%대를 유지하더니 결국 7%대로 입성한 것이다. 그 전에 편성됐던 ‘불타는 청춘’이 5%대를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2%라는 시청률을 높인 셈이다.
MBC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슈가보이’ 백종원을 기용해 화제의 중심이 됐고, 2030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오는 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백종원 부친의 때아닌 성추행 혐의는 ‘마리텔’의 악몽이 됐다. ‘마리텔은’ 어쩔 수 없이 백종원의 잠정 하차라는 강수를 띄웠고, 그 이후 백종원은 tvN ‘집밥 백선생’과 ‘3대 천왕’에 각각 출연하며 축포를 터트리고 있다. 심지어 ‘나 혼자 산다’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MBC의 심기가 불편한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실 ‘3대 천왕’에 대한 평가가 그리 후한 건 아니다. 음식 프로그램으로 잘 나가는 tvN ‘수요미식회’와 ‘한식대첩’을 섞어 놓은 듯한 포맷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백종원의 출연만으로 시청자들의 믿음은 남다른 듯 하다. 백종원이 돼지 불고기, 닭볶음탕, 떡볶이 등의 유명 맛집을 돌며 직접 시식을 하고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 요리를 설명하는 식의 맛깔스러운 진행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다. 또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들에서 ‘먹방’의 진수를 보여주는 김준현과 백종원의 ‘케미’도 볼거리로 꼽는 시청자들이 많다. SBS는 백종원과의 협업으로 인해 죽어가던 금요 예능 프로그램이 부활하고 있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도 “김준현은 진짜 맛있게 먹고, 백종원은 인성이 좋은 것 같아 보기 좋다”(NUN***), “백종원은 그냥 방송이 적성인 듯하다”(kg4***), “백종원과 김준현은 음식에 대한 표현이나 미식에 대한 표현이 사실적이면서도 풍부하다. 둘의 케미가 남달라 보기 좋다”(hai***), “백종원과 김준현이 둘이서 토크하는 게 너무 웃김”(GUS****),”‘찾아라 맛있는 TV’+‘수요미식회’+‘생생정보통’ 등 베낀 것 같지만 떡볶이 돈까스 등이 소개돼 더 시청률 오를 듯”(qza***)” 등의 글을 올렸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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