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어떤 코스든 맞히는 능력이 있다."
김태형(48) 두산 감독이 바라보는 외야수 박건우(25)다. 2009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건우는 승부처에서 '대타 스페셜리스트'로 두각을 곧잘 나타낸다. 최근 3경기에 모두 대타로 나가 매 경기 안타와 타점을 수확했다. 7일 현재 시즌 대타 타율은 무려 0.455에 달한다.
기대주 박건우는 충분히 주전으로 뛸 경쟁력을 갖췄지만 쟁쟁한 팀내 외야진 속에 백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타석에 설 때마다 언제나 한 방을 쳐줄 것 같은 느낌을 심어줄 만큼 타격 재능이 뛰어나다. 시즌 성적은 56경기에서 타율 0.330(109타수 36안타)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는 0.920에 달한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8월 한 달간 3안타 경기를 세 차례나 했다.
박건우는 한 타석 한 타석의 소중함을 잘 안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며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출발을 했으나 얼마 못 가 1, 2군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그는 "아직 야구를 오래 하지 않았지만 초심이 남아 있다"며 "올해 2군에만 3번 갔다. 지금 1군에 있는 것만 해도 행복하다. 경기 중에도 선배들이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배팅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확실한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안 치고가 중요한 것 같다. 난 주전이 아니라 초반에 안타를 못 치면 (라인업에서) 빠질까 봐 불안해진다. 안타를 치더라도 직구를 쳤는지, 변화구를 쳤는지 모를 때도 있다. 변화구가 직구 타이밍에 걸린 안타도 있다. 지금은 '공 보고 공 치기'를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건우는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오른 옆구리 통증이 있어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 팀 내 베테랑 홍성흔(39)의 조언을 새겨 들은 결과다. 박건우는 "홍성흔 선배가 '아무리 잘 해도 네가 자리를 비웠을 때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꿰차면 네 자리는 없는 거다'라고 했다. 생각할수록 절실하고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팀이 우승할 때 내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은 경기에서 정말 잘 해야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두산 박건우.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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