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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검찰에 싸늘한 시선을 보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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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검찰에 싸늘한 시선을 보낸 까닭은?

입력
2015.08.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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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치21, U대회 비리 늦장 수사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의구심 들어

계좌 압수수색 등 적극 수사 촉구

최근 검찰을 향한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지난 5월 참여자치21의 진정서 제출로 시작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시설 공사 관련 입찰 비리 및 부실 공사 의혹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3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데는 검찰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자치21의 이런 생각은 23일 검찰과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내놓은 성명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여자치21은 이날 성명에서 “공무원과 업자의 결탁에 의한 비리 사건은 특성상 은밀하게 진행되며 적법을 가장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수사가 아니고서는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 의지 부족을 에둘러 꼬집은 것이다.

실제 광주지방경찰청은 U대회 주경기장으로 사용된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외벽 노출콘크리트 표면 보수공사 특혜 의혹과 다목적 체육관 창호공사 및 부실시공, U대회 축구훈련장 인조잔디 구매ㆍ설치 공사에 대한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지금껏 공무원 등 사건 관련자들의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 사실 가운데 중요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참여자치21은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의지를 상실한 채 이 사건이 단순한 공무원의 직무 착오라는 예단을 가지고 법원에 영장 청구 한 번 하지 않고 마치 사건이 잊히길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허송세월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경찰도 “원칙적으로 보면 ‘입증 부족’을 이유로 압수수색 신청을 반려한 검찰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예전에는 이 정도 사안이면 영장 신청을 받아들여줬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참여자치21은 또 “지역사회에서는 검찰의 내부 입김이 경찰 수사의 진전을 더디게 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이게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의혹도 제기했다. 그도 그럴 게 검찰과 경찰 주변에선 참여자치21이 진정서를 접수한 뒤 윤장현 광주시장이 광주지검 고위 간부를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참여자치21은 “검찰과 경찰의 엄정한 수사 의지가 있지 않고서는 이 사건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고 본다”며 “만약 봐주기식 수사가 계속된다면 검찰과 경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비리 옹호자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찰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무산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사실상 수사를 장기전 체제로 전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지는 충만하다”며 “다만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한 만큼 이에 맞는 수사기법 등을 동원해 공사입찰 비리를 최대한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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