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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앵커 베이비' 발언 역풍…美의원들 "아시아계 모욕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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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앵커 베이비' 발언 역풍…美의원들 "아시아계 모욕말라"

입력
2015.08.2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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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에 내가 말한 '앵커 베이비'(anchor baby)는 조직적인 사기를 지적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앵커 베이비는 미등록 이주민이 미국에서 출산해 시민권을 얻은 아기를 뜻하며 바다에 닻(anchor)을 내리듯 부모가 아이를 미국인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가치 평가를 담은 용어. 사진은 부시가 이날 텍사스주 매컬런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 도중 질문에 답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에 내가 말한 '앵커 베이비'(anchor baby)는 조직적인 사기를 지적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앵커 베이비는 미등록 이주민이 미국에서 출산해 시민권을 얻은 아기를 뜻하며 바다에 닻(anchor)을 내리듯 부모가 아이를 미국인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가치 평가를 담은 용어. 사진은 부시가 이날 텍사스주 매컬런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 도중 질문에 답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앵커 베이비’(anchor babyㆍ원정출산) 발언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미국 국적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조직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그의 24일(현지시간) 발언에 미국 내 아시아계 전체가 반발하는 양상이다.

아시아계가 밀집한 캘리포니아주 마이크 혼다(민주) 연방 하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부시 후보의 발언은 모든 이민자들에 대한 모욕이며 우리의 문화에서 설 땅이 없는 주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미국 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상 첫 중국계 하원의원인 주디 추(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도 논평을 내고 “부시 후보의 발언은 이민자들을 고립화시키려는 ‘외국인 공포증’을 보여준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추 의원은 “현 미국의 이민 시스템은 태어날 때부터 시민권을 부여받는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끼리 떨어져 살게 하거나 공포 속에 살아가도록 강제하고 있고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워싱턴DC에 소재한 전미아시아태평양계미국인협의회(NAPALC), 중국계 미국인 조직인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권익옹호협회 등도 성명을 내고 “부시 전 지사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백인들보다 못하다는 믿음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시 후보는 이날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임신한 여성들을 미국에 보내 아이를 낳고 시민권을 얻는 매우 제한적인 사기 시스템(very narrowcasted system of fraud)을 언급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시아 여성이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와서 낳은 아이는 매년 4만명에서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에는 대만과 한국, 터키 여성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중국 여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출간되는 중국어 신문인 ‘월드 저널’은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의 비공식 통계를 인용해 원정출산을 가는 중국 여성이 2007년 600명에서 2012년 1만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5만명에서 6만명에 사이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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