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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해석 막힐때 마다 직접 조언 받아… 작곡가가 옆에 있어 좋은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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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해석 막힐때 마다 직접 조언 받아… 작곡가가 옆에 있어 좋은 점이죠"

입력
2015.08.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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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심준호(왼쪽부터) 이효주 백주영 허원숙 김가람은 지난 5일 처음 한 자리에 모여 “류재준 소나타는 처음 듣는 사람도 연주자가 틀린 음을 쳤는지 알 수 있는 곡이라 사기를 칠 수 없어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
연주자 심준호(왼쪽부터) 이효주 백주영 허원숙 김가람은 지난 5일 처음 한 자리에 모여 “류재준 소나타는 처음 듣는 사람도 연주자가 틀린 음을 쳤는지 알 수 있는 곡이라 사기를 칠 수 없어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

허원숙 백주영 김가람 이효주 심준호 김한. 내로라하는 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한 사람을 위해 모인다. 작곡가 류재준이 발표한 소나타를 엄선해 선보이는 연주회 ‘류재준 소나타’에서다. 하우스콘서트가 국내 작곡가 작품을 소개하는 ‘2015 작곡가 시리즈’에 류재준이 선정되며 이달 24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공연은 25일 용인시 여성회관 큰어울마당까지 이어진다. 이번 연주회를 통해 류 작곡가의 곡을 처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가람을 제외하고 모두 수년간 그의 신곡을 국내외에 알렸던 ‘류재준 응원군단’이다.

작곡가 류재준
작곡가 류재준

첫 리허설을 위해 5일 서울 방배동 류 작곡가의 집에 모인 연주자들은 “공연에 참여할지 말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대다수 연주자들은 작곡가 의도대로 연주하고 싶어한다”며 “생존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때는 작곡 의도를 바로 물어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연주 무대가 적어 불러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온다”고 말했다. 2009년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을 연주했던 백씨는 이듬해 류 작곡가가 이끄는 실내악 앙상블 오푸스의 리더를 맡고 그의 신곡을 종종 연주해왔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피아니스트 이효주와 함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김한과 클라리넷 소나타를 연주하게 된 김가람 역시 “곡 해석이 막힐 때면 언제든 조언을 받는다. 작곡가와 연주자 간 도전 작업이 좋다”고 덧붙였다.

2013년 첼리스트 심준호의 독주회에서 류 작가의 첼로 소나타를 함께 연주했던 피아니스 허원숙은 이번 연주회에서 같은 곡을 선보이고, 내년 봄 류 작가의 피아노모음곡 ‘바로크 스위트’로 독주회를 열 계획이다. “(류 작곡가는) 악기별 음색을 굉장히 잘 뽑아내시더라고요. 어떤 작곡가는 악보가 손에 익을 때까지 어렵지, 악보 읽고 나면 할 일이 없는 작품도 많이 쓰거든요. (류 작곡가의 곡은) 연주하면 할수록 할 일이 많아지는 곡들이에요.”(허원숙)

언제든 물어볼 작곡가가 옆에 있다고 해서 공연 준비가 쉬운 건 아니다. 이효주는 “중학교 2학년 이후 처음으로 리허설 전날 울면서 연습했다”며 “(류 작곡가의 곡이) 청중이 듣기에는 편하지만 일반적인 핑거링(연주법)을 벗어난 곡이 많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이정란,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과 함께 2006년부터 실내악 트리오 ‘제이드’로 활동하는 그는 결성 9년만인 올해 2월 류 작곡가의 피아노 3중주 ‘초여름’을 연주해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슈베르트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3위에 올랐다. 각 악기의 최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현대 클래식곡이라 류재준의 곡을 선택했다고 한다. 첼리스트 심준호 역시 “첼로 소나타에서 첼로 음역대가 바이올린만큼이나 높은데, 류 작곡가가 음색을 중요하게 여겨서 소리도 예쁘게 내야 한다. 잘 못 연주하면 틀린 표시가 크게 나는 곡”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적이란 형용사를 빼고 류재준의 곡을 소개 해달라’고 주문했을 때 모든 연주자가 망설였을 만큼 류재준의 곡은 ‘아름다운 선율’이 핵심. 그래서 연주자들이 말하는 이번 공연의 감상포인트는 “그냥 즐기라”는 것이다. 이효주는 “리허설 때 백주영의 바이올린 연주를 감탄하며 들었다”며 “(류 작곡가의 소나타는) 선율이 강해 청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대곡이 아니고 얼핏 들으면 낭만주의 음악 같다”고 말했다. (02)583-4181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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