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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지하상가 살리자고 행인 발 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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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지하상가 살리자고 행인 발 묶나"

입력
2015.08.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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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민들 횡단보도 설치 서명운동

"지상 오거리 교차로엔 단 하나… 지하도뿐이라 노약자ㆍ장애인 고통"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 부평지하상가가 있는 부평역 광장 주변에 횡단보도 설치를 놓고 상인들과 장애인단체?주민들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9일 인천 부평구와 주민들에 따르면 하루 평균 8만~10만여명이 찾는 부평지하상가의 전체 면적은 3만1,692㎡, 점포 1,400여개가 들어서 있으며, 지난해 말 단일 면적 지하상가 최다 점포 수 부문에서 세계기록 인증을 받았다.

부평지하상가는 점포들이 거미줄처럼 들어차 있고, 이용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지만 지상 보행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다. 지하상가 바로 위에 있는 부평역 광장 주변은 5개의 차로가 교차하고 있는 오거리가 있는데, 이중 지상 횡단보도는 단 하나(부평시장~부평광장방향)에 불과하다. 결국 주민들은 5~6개의 지하차도를 이용해야만 도로를 건널 수 있다. 이 때문에 부평역 광장을 이용하는 주민, 특히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노약자들은 부평역 주변을 지나다니기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횡단보도 설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부평지체장애인연합회와 부평어머니회 등 주민들은 부평역세권 횡단보도 설치를 위해 최근 5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11시 부평1동 주민센터 인근 문화의 사거리에서 “시민의 보행권을 위해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노인들이 부평역 광장에서 지하차도를 이용하면 10분 이상 걸리고, 장애인들은 도로를 건너기 조차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부평역 인근 아파트주민 상당수 입주자들도 “유모차를 가진 주민들은 지하차도를 이용하기 어렵고, 다리 불편한 사람들은 더욱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부평지하상가연합회는 상권위축과 안전을 이유로 횡단보도 설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상가연합회는 6월 상인 등 5,881명의 서명을 받아 인천시 교통정보센터에 횡단보도 설치 반대 진정서를 제출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마당에 횡단보도까지 설치되면 사람들이 지하통로를 찾지 않아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무단횡단 사고가 빈번한 상황에서 지하보도만큼 안전한 통로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회측은 “노약자 보행 편의를 위해 지하상가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설치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횡단보도 설치 찬반논란이 가열되자 관련당국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횡단보도 설치 여부를 논의해야 할 인천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는 지하상가연합회와 아파트 주민연합회 등 여러 관련 단체 간 갈등이 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관할 부평구는 “최근 시청 광역교통정책관, 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부평지하상가연합회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지만 갑론을박만 벌이다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교통전문가들은 “교통정책패러다임이 도로, 자동차 보다 사람이 우선으로 변화하는 흐름”이라며 “양측이 이견의 폭을 좁히고 한발짝 서로 양보하도록 관련 당국이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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