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실물 악화… 보수적 접근 필요
"정부, 시장 신뢰 잃어" 박한 평가도
"금값 바닥" 기대에도 전망 엇갈려
금융자산 10% 이내 투자가 적당해
“금 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골드바라도 하나 사야 하나요?”
“중국증시가 급락했는데 혹시 저가매수를 해보면 어떨까요?”
최근 PB센터에는 연일 이 같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올 들어 금값이 5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온스당 1,000달러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블랙 프라이데이’ ‘블랙 먼데이’ 등의 폭락 사태를 연일 되풀이하고 있는 탓이다. 매도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반면 이 때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기 위해 호시탐탐 저울질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우선 중국펀드의 경우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규 진입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증시의 버블이 꺼지면서 우려했던 급등락 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아직은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 또 다시 1% 넘게 빠지며 3,622.91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고점(5,166.35) 대비 29.88% 하락했다. 이에 중국주식에 투자한 중국본토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간 -13.14%, 1주일간 -10.54% 하락했다. 국내 판매되고 있는 333개 중국 관련 펀드 중 46개는 이미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 급락의 배경이 중국의 부정적인 실물지표와 정부에 대한 신뢰 추락에서 비롯된 만큼 당분간은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권지현 기업은행 WM사업부 PB는 “한동안 크고 작은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기존 가입자는 추가납입을 잠시 중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기우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 센터장도 “아직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새로운 진입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 중국펀드 가입자들도 비중 축소에 나서는 등 일부 환매를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직ㆍ간접적으로 중국 증시에 투자한 고객에게 ‘투자 비중 축소’를 권유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중국 경제와 증시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에 잠시 물러나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라는 판단했다”라며 “투자자들에게 일단 비중을 조절하고 다음 시기를 모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펀드 가입자들의 경우 환매 시점을 좀더 기다리는 게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갑작스레 큰 폭으로 빠진 만큼 큰 악재가 없을 시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소폭 반등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렸다가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선을 회복할 때쯤 매도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금 상품의 경우 이미 상당수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은행들의 골드뱅킹 예금이 급격히 늘어나고, 골드바 판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 시세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추세다. “금값이 이 정도면 바닥에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중국펀드에 비해서는 금 상품 투자에 비교적 우호적이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PB는 “지금이 완벽한 저점은 아니지만 바닥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적립식 분할매수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값의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국제 금시세가 2년 내에 80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루이스야마다기술자문 루이스 야마다 전무)는 경고까지 나온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가 더 가속화할 경우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에 지나치게 많은 금융자산을 투자하는 건 삼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기우 센터장은 “금 투자는 자산의 일부로만 해야지 싸다고 해서 무작정 큰 돈을 투자해선 안 된다”며 “금융자산의 규모에 따라 5~10%가 적당하다”고 당부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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