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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늘리자는 與·의원 수 늘리자는 野… 결국은 밥그릇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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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늘리자는 與·의원 수 늘리자는 野… 결국은 밥그릇 계산

입력
2015.08.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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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권역 비례제 땐 과반 확보 곤란, '의원정수' 문제로 포장하며 맹공

되레 지역구 23석 확대 추진… 사실상 비례대표제 무력화 시도

새정치, 의원 수 확대 먼저 제시… 선거 개혁 논의 첫 단추 잘못 꿰

모처럼 불붙은 정치개혁 논의가 국회의원 정수 확대라는 ‘블랙홀’에 휘말리며 방향을 잃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정수 확대 문제를 먼저 꺼냈다가 호된 여론의 질책에 따라 슬그머니 발을 뺐고 새누리당은 “밥그릇 늘리기”라는 공세 속에 지역구 확대라는 또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의원정수 확대는 반대지만 지역구는 확대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주장은 기득권을 버릴 수 없다는 논리나 마찬가지여서 이래저래 정치개혁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역주의 청산’ 구호 사라진 새누리

새누리당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극심한 지역 구도를 허물자”며 ‘지역주의 청산’을 정치 개혁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4월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지역주의 완화를 목표로 제안한 석패율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시 “지역감정 해소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 나가자”며 석패율제 도입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선거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는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구호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의원 정수 논란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고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를 전면에 내세우자,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의원 정수 증가’라는 공식을 대입하며 “야당이 밥그릇 늘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새누리당의 국회 단독 과반수 의석 확보가 무너진다는 분석에 따른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지만, 의원 정수 문제를 부각시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무산시키겠다는 정치공학적 포석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물론 최근 선거제도 개선 논의는 새정치연합이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학자 등 전문가 그룹의 의견과 달리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한 여론은 의원 정수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데도 정수 확대 문제를 먼저 제시한 것은 맹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새정치연합의 주장 또한 유권자들에게는 기득권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구 확대’ ‘의원 정수 확대’ 기득권 유지 프레임

새누리당이 의원정수 유지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지역구 확대, 비례대표 축소’를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기득권 수호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의원 정수 확대는 절대 불가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는 주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지역구 의석을 현행 246석보다 최대 23석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경우 새누리당 주장대로 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려면 현재 54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31석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당장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권 논의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회는 지난 2004년 ‘지역구 인구 편차를 4대1에서 3대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17대 국회 의석수를 확정하면서 273석(지역구 227, 비례 46)이던 의원 정수를 299석(지역구 243, 비례 56)으로 26석(지역구 16, 비례 10) 늘린 바 있는데, 인구 편차를 2대1로 줄여야 하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무산되고 현역 의원의 기득권은 강화하는 쪽으로 결론 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여야 정치권의 접근 모두 기득권에 안주하겠다는 주장에 다름 아닌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평소에는 지역 구도를 완화하겠다,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정치 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이해 관계에 따라 내 밥그릇은 놓칠 수 없다는 구태를 되풀이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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