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경상도 의원은 동메달" 발단
이병석 "푸대접 도 넘어" 발끈
與 회의서 때아닌 아리랑 타령
“대구ㆍ경북(TK)을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새누리당에서 15일 때아닌 아리랑 타령이 울려 퍼졌다. 김무성 대표가 최근 “경상도 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이 아리랑 타령을 빌어 “TK에 대한 푸대접이 도를 넘치고 있다”고 발끈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경상도 동메달 발언이) 520만 대구ㆍ경북 시도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며 김 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TK지역이 18대 대선에서 80%에 육박하는 투표율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사실은 언급하며 “(김 대표 발언은) 대구ㆍ경북민을 비하하는 것으로 비춰져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심판론’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라며 “당이 아쉬울 때 TK가 표를 모아줬는데 이제 와서 뒤통수를 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이 아리랑의 한 소절을 부르며 발언을 마치자, 좌중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에 회의 말미에 다시 마이크를 잡고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반드시 과반석 이상 의석을 얻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고육지책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김 대표가 주요 당직을 모두 비(非)경상도권으로 임명하고 있는 데 대한 TK의원들의 불만을 대신 표현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발언이 다소 과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지역정당도 아닌데, 당 공식 회의석상에서 4선 중진 의원이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게 적절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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