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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태그 김광현 마녀사냥식 몰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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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태그 김광현 마녀사냥식 몰기엔…"

입력
2015.07.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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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KBO 김태선 기록위원.
(오른쪽) KBO 김태선 기록위원.

지난 14일 잠실 두산-kt전에 앞서 뜻 깊은 시상식이 열렸다.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2,500경기에 출전한 김태선(52)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위원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 김 위원은 ‘기록계의 양준혁’으로 불린다. 충암고 시절 선수생활을 일찍 접고, 심판 시험에 응시했지만 낙방한 김 위원은 당시만 해도 생소한 기록원으로 눈을 돌렸다. 1991년 2월에 KBO에 입사, 이듬해 8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OB-태평양전부터 ‘펜’을 잡기 시작해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넥센전에서 통산 2,5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기록원은 야구 관련 직종 가운데서도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이다. 야구는 정적인 스포츠인지라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잠시 한눈을 팔더라도 경기를 관전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 하지만 1회부터 9회까지 매 아웃카운트, 투수의 투구를 놓치지 않고 지켜봐야 하는 사람이 바로 기록원이다.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자칫 중요한 상황을 놓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잘못된 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년간 그런 일을 반복해온 김 위원에게도 당연히 직업병이 따른다. 타구를 정확하게 보기 위해 목을 빼고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 디스크 증세가 왔다. 좌우 1.2였던 시력도 0.1로 떨어졌다. 그물망 사이로 뚫어지게 경기 진행 상황을 살피다 보니 눈에 피로가 쌓인 탓이다.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안타 1개 차이로 연봉이 달라지는 선수들은 내야안타성 타구를 기록원이 실책으로 판단하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김 위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1997년 5월23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OB전을 꼽았다. 8회 1사까지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눈앞에 뒀던 정민철(당시 한화)이 포수의 패스트볼로 대기록을 날린 경기였다. 기록원으로서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팠던 장면은 최근에 나왔다. 김광현(SK)의 ‘빈 글러브’태그 논란이 불거졌던 9일 대구 삼성-SK전의 기록원이 김 위원이었다. 그는 15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물론 나를 포함해 아무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설령 나만 봤더라도 심판에게 진실을 얘기해줄 수는 없다. 경기 룰에 관한 건 심판의 실수가 나왔을 때 기록원이 넌지시 귀띔해줄 수 있지만 그 문제는 기록원 재량 밖”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지만 당시 상황은 경기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 김광현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초로 2,500경기에 출전한 그는 여전히 신입사원의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출근한다. 김 위원은 “내가 잘못 판단하거나 잘못한 행동은 있지 않을까 반성하고 돌아보게 된다”면서 “감독이나 선수들이 심하게 항의하면 나도 맞선 적이 종종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위원은 또 하나의 목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085경기 출전이다. 그는 “‘일본을 이긴 한국인’이라는 책을 잃고 야구에 입문했다”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훈 선생님의 최다안타 기록(3,085개) 만큼 야구장에 나가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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