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입장 표명 자제 불구 고무 분위기
재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사면’ 계획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가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사면의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재벌 총수들이 사면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경제인 사면에 대해 청와대에 사전 건의한 적은 없다”며 “다만 30대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를 했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성이 있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재계는 지난 9일 30대 그룹 사장단 명의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며 기업인들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요청했다.
이번에 사면 대상으로 거론될 만한 재계 인사는 수감 중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이다.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사면 명단에 오를 수 있다.
특히 SK그룹은 박 대통령의 사면 발언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비록 공식적 입장표명은 자제하고 있지만 최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그 동안 투자결정이나 인수합병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최 회장이 나온다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4년을 선고 받아 2년6개월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만큼 가석방 요건도 갖췄다. 최재원 부회장도 3년6개월 형기 가운데 2년3개월을 채웠다. 징역4년을 확정 받고 3년 가까이 복역 중인 구본상 전 부회장 등 LIG 오너일가 3부자도 사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지 않아사면대상에 포함되기 힘들다. 단 검찰이나 본인이 상고를 포기하는 등 변수는 남아 있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입원 중인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징역3년을 선고 받았으며, 2012년 12월 2심에서 징역 4년6월을 선고 받은 이호진 전 회장은 간암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다. 재판 중인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사면대상이 아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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