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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력에 내쳐졌지만… 유승민 '개혁 보수' 브랜드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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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력에 내쳐졌지만… 유승민 '개혁 보수' 브랜드 각인

입력
2015.07.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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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사령탑 156일만에 중도 하차

朴과 대립으로 인지도는 상승

與 차기주자 지지도서 김무성 턱밑

'反朴ㆍ배신자' 낙인 공천 먹구름

"정치생명 건 싸움 지금부터" 관측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여당 원내사령탑에서 ‘축출’되다시피 하면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앞세운 ‘개혁 보수’의 가치까지 지워지지는 않았다. 세월호 선체 조기인양 관철 등에서 개혁 보수의 실체를 목격한 국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생명을 건 유 원내대표의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13일간 이어진 ‘거부권 정국’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의원들 뜻에 따르겠다”며 청와대와 친박계의 압력에 맞섰지만, 현재 권력의 힘에 사실상 떠밀려났다는 평가를 부정할 순 없다. 무엇보다 원내대표로서 개혁 보수의 가치를 실천할 기회를 잃고 날개가 꺾인 현실이 가장 뼈아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이라는 낙인이 찍혀 내쳐진 것도 손실이다. 친박계에서는 “다음 공천은 없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일각에서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한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한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유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개혁 보수’의 꿈을 버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고 했던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며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밝혔다.

여권 내 위상부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거부권 정국은 역설적으로 유 원내대표에게 자신의 정치철학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논란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가 주장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이 다시 주목 받으면서 ‘안보적 보수, 경제적 개혁주의자’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날 실시한 ‘여권 차기 지지도’ 긴급설문조사(성인 500명ㆍ신뢰수준 95%±4.4%포인트)에서도 유 원내대표는 16.8%의 지지도로 1위를 차지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9.1%)를 바짝 추격했다. 거부권 행사 전(23, 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5.4%ㆍ4위)에 비해 지지율이 11.4%포인트 급등했다. 이런 배경에서 그가 차기 당권이나 대권의 유력 주자 반열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유 원내대표는 특히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싸웠다는 점에서 정치적 위상이 크게 부각됐다. 박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의 말 한마디가 여권을 통째 뒤흔들 수 있다는 능력을 새삼 각인시켰지만, 그런 막강한 권력에 ‘저항했던’ 유 원내대표가 얻은 반사이익도 적지 않았다.

여권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당장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잠행’을 이어가겠지만, 언제든 현실 정치로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유 원내대표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여권 지형은 몇 차례 굴곡이 생길 수 있다”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박근혜 리더십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때쯤이면 당내에서부터 유 원내대표를 호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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