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와, 145㎞를 던지더라고요. 그것도 마흔 살 선수가."
SK 한 투수는 17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상대 불펜 최고참 박정진(39)의 투구에 혀를 내둘렀다. 남들이 은퇴할 시기에 쌩쌩한 공을 뿌리는 것은 물론 스피드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진은 전날 경기에서 6회부터 등판해 1⅓이닝을 2피안타 1탈심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7-2)에 일조했다. 시즌 성적은 40경기에서 4승1패 11홀드, 2.63의 평균자책점이다.
이날 그의 최고 시속은 145㎞였다. 구단 내에서는 "6월 초 구위가 조금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올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박정진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 김기현도 "선배의 직구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145㎞의 직구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고 한다. 직구 최고 시속이 140㎞ 초반에 그친다면 떨어지는 공에도 타자들이 충분히 반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많은 투수들이 전광판에 '145'의 숫자를 찍으려 한다. 거포로 변신한 롯데 황재균도 "141~2㎞의 직구가 가장 치기 쉽다. 여기서 3㎞만 빨라지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이 된 박정진이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이다. 한화가 2013년말 그와 FA 계약을 하며 발표한 내용도 "기량도 뛰어나지만 워낙 성실한 선수라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 때문"이었다. 박정진은 평소 탄산 음료는 입에 대지도 않는다. 과일과 채소를 좋아하고 양파즙, 생강즙도 챙겨 먹는다. 안영명, 윤규진은 "평소 식습관과 루틴을 체계적으로 지킨다. 경기 준비하는 것도 늘 같다"며 "배울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기현도 "각이 좋은 직구를 끝까지 눌러주는 힘은 철저한 몸 관리에서 오는 것 아니겠냐"며 "앞으로 4,5년은 더 선수생활을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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