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작은 틈 하나였다. 넥센은 이를 놓치지 않았고, 한화는 지키지 못했다.
넥센은 4일 목동 한화 경기에서 15-2로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선발 피어밴드가 0-0으로 맞선 2회 김회성과 조인성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면서 0-2로 밀렸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찬스를 잡고 빅이닝에 성공했다.
0-2로 뒤진 4회 선두타자 유한준이 한화 선발 안영명에게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김민성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하성과 박동원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2-2로 균형을 맞추고 1사 1·2루를 이어갔다. 이택근은 볼넷을 골라내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필승조 박정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막아내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승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울었다.
타석에 들어선 고종욱은 박정진의 6구째를 받아쳤고, 1루수 권용관은 이 타구를 잘 잡아냈다. 하지만 권용관은 1루 대신 홈을 택했고, 포수 조인성을 향했던 송구가 빗나갔다. 넥센의 '빅이닝' 시작이자, 한화에겐 '악몽'의 출발이었다.
권용관의 실책을 틈타 넥센은 2·3루 주자가 홈을 밟아 4-2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스나이더가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6-2로 도망갔다.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교체해 송창식을 올렸다.
하지만 넥센의 맹폭은 계속됐다. 박병호는 바뀐 투수 송창식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냈다. 타자일순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선 유한준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 김민성의 안타와 윤석민의 볼넷으로 다시 한 번 만루를 만들었다. 송창식은 1사 만루에서 김하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박동원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김민성을 불러내며 10-2를 만들었다. 넥센은 1이닝 동안 10득점을 올리며 한화 마운드를 신나게 두들겼다.
불붙은 넥센 타선에 진풍경도 나왔다. 이날 넥센이 4회에만 10득점을 올리면서 목동 구장 전광판 중 이닝별 점수를 표시하는 곳에 숫자 '10'이 아닌 'A'가 떴다. 목동구장 전광판의 점수란은 한 자릿수 밖에 표시가 안 되기 때문이다. 목동구장에서 점수란에 알파벳이 뜬 건 올 시즌 처음이다.
목동=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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