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매달 환경관리원 변신 현장 행정
“낮은 자세로 주민을 섬긴다는 초심을 다잡기 위해 조용히 시작했는데 막상 하고보니 되레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매달 형광안전조끼 차림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에 매달리는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한 달에 한 번씩 환경관리원으로 꼭 나서 땀을 흘리는 일과가 깨끗하고 부지런한, 그리고 살림 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디딤돌”이라고 말했다.
박 청장은 예산 절감을 위해 민간에 위탁한 재활용품 수거업무를 직영체제로 전환한 뒤 추진 실태를 점검하다 몸소 환경관리원 체험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2년 9월부터 매달 새벽 바람을 가르며 도심 골목에서 환경관리원들과 함께 폐기물 수거 업무를 거들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7월 1일 민선 6기 첫 날 새벽에도 어김없이 쓰레기 수거 트럭에 올랐다. 결혼하는 환경관리원을 위해 남몰래 대체근무를 하기도 했다.
부패한 음식물이나 깨진 유리병 등을 처리하는 게 만만치않지만 그저 땀과 정성으로 혼신을 다했다.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섣부른 오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사그라들었다. 대전지법 장동혁 판사 등 지역 인사나 구청 간부공무원들도 동참해 보람을 공유하기도 했다.
박 청장의 쓰레기 수거 활동은 4년째 이어지면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그는 이달부터 대형폐기물을 수거하는 고난도 작업에 도전했다. 지난 22일 망치까지 챙겨들고 산성동과 문화1동에서 장롱이나 서랍장 등을 대형트럭에 실었다. 폐기물 해체 작업을 하면서 못에 찔리는 위험쯤은 이제 거뜬하다.
박 청장은 “골목을 누비다 보면 환경관리원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파악하는 건 기본이고, 주민들의 진솔한 바램도 여과 없이 들을 수 있어 구정 운영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단체장부터 솔선하는 현장행정이 알뜰한 살림살이는 물론 안전사고나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최소화하는 밑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유권자 시민행동이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선 선출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유권자 대상’시상에서 기초자치단체장 부문 대상을 받았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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