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연금개혁 논의 변질… 책임 느껴"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18일 공무원연금개혁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취하며 전격 사퇴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 수석이 오늘 오전 박 대통령에 사의를 밝혔고, 박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조 수석은 민 대변인을 통해 내놓은 사퇴 이유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박근혜 대통령님의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다”며 “개혁 과정에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이를 막지 못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을 수용하는 대가로 전혀 무관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심지어 증세 문제까지 거론되는 작금의 상황은 개혁 취지를 심각하게 몰각한 것으로 국민들께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 드리고 있다”고 야당을 겨냥한 뒤 “부디 모든 당사자들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보고 개혁을 완수해 역사가 평가하는 모범적 선례를 남겨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조 수석 스스로 옷을 벗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박 대통령이 사실상 조 수석 교체를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당청 갈등이 봉합되고 5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한 본격적 대야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여야의 결단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당청 협상에서 청와대 창구를 맡아 온 조 수석은 지난해 6월 최초의 여성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지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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