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의 전쟁: 난 타일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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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의 전쟁: 난 타일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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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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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팬이다. 매주 본방사수를 한다. 한국에 살면서, 아내는 종종 한국사회의 제약과 압력에 좌절감을 느끼는 듯하다. 아마도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내에겐 힘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내와 달리 딱히 그 ‘쇼’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들이 싫기 때문이다.

예전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제 한국어 능력을 칭찬하곤 했다. 하지만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들이 TV에 등장하고 나서부터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눈높이가 올라간 것이다. 점차 “와, 한국말 할 줄 아시네요!”가 아니라 “한국에 18년간 살았는데 그 정도밖에 못하나요?”라는 반응을 접하고 있다. 대놓고는 말 못하는지 몰라도, 모두가 머릿속에서 나와 ‘타일러’를 비교하고 있는 건 사실이리라.

왜 이리 한국어는 어려울까?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를 모두 공부한 뉴질랜드 교수는 한국어가 가장 어렵다고 고백했다. 난 대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는데 (러시아어도 상당히 어려웠지만), 한국어가 훨씬 더 어렵다는 걸 느낀다. 18년 동안이나 고생했는데…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비정상회담'의 타일러 라쉬. 타일러의 유창한 한국말은 필자를 주눅들게 했다. jtbc 화면 캡처.

내 정신건강을 위해 몇 가지를 수정했다. ‘내 한국어 실력으로 사람들을 감탄시키지 못해도 괜찮다, ‘타일러’만큼 유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좋다’고 기대치를 낮췄다. 대신 ‘한국말을 지루하게 하지 않기’를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의 성격엔 다양한 면면이 있다. 이전엔 다른 언어로 말할 때마다 성격의 다른 모습이 튀어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또 다른 개성이 개발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감정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다른 방식으로 농담을 던지거나 토론하지 않는가. 한 언어를 쓰다 다른 언어로 바꾸게 되면 자신감이나 타인에게 비치는 인상이 완전히 바뀐다. 심지어 목소리도 달라진다. 난 러시아어를 할 때의 내 목소리를 좋아한다. 자연스럽게 더 낮고 편한 음역대로 빠지게 되고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훨씬 더 섹시하게 들리는 것 같다. 아, 18년 동안 러시아말을 잊고 지내면서 이 ‘멋진 목소리’도 함께 사라지다니… 당연하게도, 한국어를 할 때 내 목소리는 영어를 할 때보다 훨씬 바보 같다.

문법교육이 아니라 흥미 있는 개성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학원이 있으면 좋겠다. 영어를 할 때의 나는 조용하고 지나치게 심각하고 그래도 조금은 재치 있는 사람이지만, 한국어를 할 때는 조용하고 지나치게 심각하고 거기에 더해 지루한 사람이 된다. 이 점을 고치는 게 문법 실수를 고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사들은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농담이나 이야기하는 걸 연습해야 할까? 한국어를 할 때 바디랭귀지를 써야 할까? 그렇게 하면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쨌든, 한국어 공부는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도전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이 칼럼을 한국어 대신 영어로 쓴 점에 대해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 몇 년 후면 아마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한국어로 적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원문보기]

My wife is a fan of the show 'Non-Summit'. She watches it every week. Living in Korea, she sometimes feels frustrated by the pressures and constraints of Korean society. Hearing people from other cultures express alternate opinions on various issues can be refreshing and inspiring for her. I, on the other hand, do not particularly like that show. The reason is simple: I don’t like foreigners who speak Korean better than me.

It used to be that people in Korea would praise my Korean abilities. But now that so many foreigners fluent in Korean are appearing on TV, the mood has changed. The standards have risen. Instead of, “Wow, you can speak Korean!” I’m starting to hear, “You’e been in Korea 18 years, and that’s the best you can do?” People may not say it out loud, but I know it’s true: in their heads, everyone is comparing me to Tyler.

Why is Korean so hard?! A professor from New Zealand I know studied Korean, Japanese, and Chinese, but said that Korean was by far the hardest. As a university student I majored in Russian ? which is plenty difficult! ? but Korean has been much more of a challenge. Eighteen years of struggle... I should’ve studied French.

Recently, for the sake of my own mental well being, I’ve adjusted my goals and expectations. It’s okay if I’m not able to impress people with my Korean. It’s okay if I don’t speak as well as Tyler. My new goal is not to be boring when I speak in Korean.

People who speak multiple languages have multiple personalities. I used to think that a different side of your personality was expressed when you speak in a different language, but now I think it’s more accurate to say that you develop a new personality when you learn a new language. You express your feelings differently, you joke differently, you argue differently. When you switch from one language to another, your self-confidence, and the impression you give to other people is completely different. Even your voice is different. I used to like my voice when I spoke in Russian... it would naturally fall into a lower, more comfortable register, and I sounded ? am I allowed to say this? ? almost sexy. Alas, after 18 years I’ve forgotten all my Russian, and that voice has disappeared along with it. And sure enough, my voice in Korean sounds even more dorky than it does in English.

I wish there were language institutes that focused not on grammar, but on giving you a more interesting personailty when you speak in a foreign language. In English, I’m quiet, overly serious, but slightly witty. In Korean, I’m quiet, overly serious, and boring. Fixing that, I think, is more important than fixing my grammar mistakes. How might a teacher work to improve that? Should I practice telling jokes and stories? Should I work on my body language when speaking Korean? Would that give me more confidence.

At any rate, learning Korean has proved to be one of the big challenges of my adult life, and I expect the difficulties to continue into the future. So I hope readers will forgive me for writing this column in English, rather than directly in Korean. In a few years, perhaps, I may be able to write directly in Korean, and make it interesting, not b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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