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서 신입 PD로 돌아온 김수현, 제2의 ‘별그대’ 열풍 이을까
“영구와 맹구를 연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껏 힘을 뺀 연기가 재미있어요.”
배우 김수현(28)이 이번에는 KBS 예능국 신입 PD로 돌아왔다. 오는 15일 오후 9시15분 첫 방송하는 KBS2 금토극 ‘프로듀사’가 지난해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로 중국 대륙을 뒤흔든 후 그가 선택한 드라마다. 집필 역시 ‘별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맡았다.
김수현은 11일 서울 역삼동 더라움에서 열린 ‘프로듀사’ 제작발표회에서 “제 자신을 내려놓고 힘을 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신입사원이 어엿한 예능 PD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수현은 ‘별그대’의 까칠하면서도 도도했던 도민준을 벗어나 어리버리한 신입사원 백승찬으로 변신했다. 앞머리를 내린 바가지 헤어스타일에 시종일관 눈을 끔뻑거리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신입사원 그 자체다. 김수현은 “‘영구 없다~’고 현장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며 “방송에서는 잘 나왔으면 한다”고 웃어 보였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을 중심으로 실제 프로그램 명이 등장하며 현장감을 주는 드라마다. ‘프로듀사’에서 8년차 예능 PD로 나오는 차태현과 공효진은 각각 ‘1박2일’과 ‘뮤직뱅크’를 연출하는 PD다. KBS 예능국에서 방송작가 경력이 있는 박지은 작가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할 수 있다. 또 예능 드라마라는 타이틀답게 중간중간에 주인공들이 화면을 보고 독백하는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차태현은 실제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하면서 드라마에서 ‘1박2일’ PD로 나온다. 시청자에게는 소소한 재미를 줄 만하다. 차태현은 “나영석 PD를 만난 적이 없는데 연기할 때마다 실명을 거론해 쑥스럽고 죄송스럽다”며 “현재 ‘1박2일’의 유호진 PD 역할을 하는 격인데 그 역시 많이 궁금해한다”고 밝혔다.
‘프로듀사’와 함께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첫 방송하는 tvN ‘삼시세끼-정선편 2’가 드라마에서 자주 언급되는 점도 흥미롭다. 나 PD가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로 구축해 놓은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프로듀사’가 정면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KBS 예능국이 사활을 걸고 ‘프로듀사’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박중민 KBS 예능국장은 “새로운 시도가 부각돼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수현과 박지은 작가의 두 번째 만남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도 20여명의 중화권 취재진이 몰렸다. KBS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프로듀사’는 중국의 온라인 사이트인 소후닷컴을 통해 방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종석과 박신혜 주연의 SBS ‘피노키오’가 중국 동영상 포털사이트 유쿠·투더우에 회당 약 3억원,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약 2억원에 판매됐다. ‘프로듀사’역시 그에 준하는 판매가를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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