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계급사회의 그늘]

의사ㆍ약사ㆍ금융 전문가가 대부분

한국일보가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2013년 국내 임금소득자 상위 1%의 임금경계값은 월991만원(세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취업자 1,347만명의 임금을 일렬로 줄세웠을 때 1%인 13만4,710번째 취업자의 소득이 991만원이라는 뜻이다. 분석 결과 상위 5%의 임금경계값은 월 651만원, 상위 10%는 월511만8,000원이었다.

그렇다면 임금소득 상위 1%는 어떤 직업을 가졌을까.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의 ‘임금불평등의 장기추세(1958~2012)’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 최상위 1% 집단은 관리자와 전문가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12년 임금상위 1% 중 전문가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48.8%로 대부분 의사, 약사, 금융관련 전문가 들로 나타났다.

1980년대 이후 임금 소득상위 1%에서 전문가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로 꾸준히 유지된 반면, 2000년대 중반까지 40%수준이었던 관리자 비중은 2012년 16.7%까지 감소했다. 특히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관리자가 임금상위 1%에 속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15%에서 2000년대 후반 4.4%로 크게 줄었다. 대신 사무종사자의 비중이 같은 기간 10%대에서 27.6%까지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져 중소기업 관리자보다 대기업의 사무직 직원의 임금이 높아지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고임금과 저임금의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 피케티 등 외국 경제학자들이 각국의 고소득층 현황을 파악해 올려놓은 ‘월드 톱 인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집중도는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국내 상위 1% 임금이 전체 임금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6.9%에서 2012년 12.2%로 5.3%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은 1995년 7.3%에서 2010년 9.5%로 소폭 증가해 외환위기 이후엔 한국보다 임금소득불평등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대기업 집단 내부에서 계열사 간의 경쟁을 통한 CEO시장이 형성됐음을 의미한다”며 “기업 간 무차별적 경쟁을 통해 스타CEO가 등장, 임금소득 상위 1%에 속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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