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백이 너무 느슨했다

본선 16강전 제7국

백 송태곤 9단 흑 이세돌 9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3 △로 끊었을 때 바로 참고1도 1로 움직이는 건 무리다. 2, 4로 반격 당하면 우변 흑돌이 답답해진다. 이세돌이 그쪽은 잠시 보류하고 3으로 하변을 먼저 어깨 짚은 게 이른바 성동격서의 기대기 전술이다. 이 부근이 어느 정도 두터워지면 아예 6으로 단수 쳐서 △를 확실히 제압하려는 생각이다.

송태곤이 일단 4로 밀어 올려 하변쪽을 응급처치한 다음 5 때 얼른 6으로 뻗어서 중앙을 강화한 건 당연하다. 그러자 이세돌이 7로 우변과 하변을 연결했고 백도 8, 10으로 귀를 지켜서 이 부근의 절충이 일단락됐다.

여기까지는 서로 잘 어울린 바둑이었는데 13, 15 때 16으로 하변을 지킨 게 너무 느슨했다. 지금은 중앙 흑돌의 간격이 너무 넓으므로 당장 참고2도 1을 선수한 다음 3으로 붙여서 선제공격을 펼치는 게 강력했다. 그랬으면 흑의 응수가 쉽지 않았을 텐데 실전에서는 송태곤이 난전의 명수 이세돌을 상대로 초반부터 복잡한 전투를 벌이기 싫었는지 슬그머니 뒤로 물러서는 바람에 얼른 17로 보강해서 이 결과는 오히려 흑이 편하게 처리된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