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10명 중 1∼2명은 학내에서 성폭력을 경험하거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성적 불쾌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인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와 학내 자치언론인 '서울대저널'은 최근 학내 성폭력 실태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 200명 중 33명(16.5%)이 '학내에서 성폭력 및 성과 관련된 불쾌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렇게 응답한 사람 가운데 자신이 경험한 성폭력 종류를 묻자(이하 복수응답) '원하지 않는 육체적 스킨십'과 '성적인 농담 및 음담패설'이 각 57.6%로 가장 많았고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45.5%)가 뒤를 이었다. 가해자의 지위는 선배(54.5%), 동기 51.5%, 교수 27.3% 등 순이었다.
다수 학생은 성폭력을 경험해도 그냥 넘어가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성폭력을 경험했을 때 대처방안'에 대한 질문에 66.7%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30.3%는 '가해자에게 완곡한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자신을 자책했다'는 응답도 24.2%에 달했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58.1%), '당황이 되어서'(48.4%), '이상한 소문이 돌 것 같아서'(45.2%) 등의 순이었다.
서울대는 최근 수리과학부 강석진 교수가 여학생 상습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경영대 등에서도 교수의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잇단 성범죄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