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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동광개발 퇴출 수모… MB자원외교 또 망신

입력
2015.03.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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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불이행으로 일방해지 당해

투자금 110억원 손실… 예치금 6억8천만원 몰취 위기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이 확보한 최대 동광’으로 알려진 볼리비아 코로코로 구리광산에서 우리측 컨소시엄이 사실상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MB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볼리비아 우유니 리튬개발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전 정권의 자원외교 실패 책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16일 볼리비아 국영광업기업 코미볼이 광물공사 및 LS니꼬동제련, LG상사 등 4개 민간기업으로 구성한 한국 컨소시엄과 맺은 코로코로 구리광산 사업 계약의 일방적 해지를 지난 2일 광물공사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기존 투자금과 계약 불이행 패널티 등으로 1,000만달러(110억여원)가 넘는 손실을 입게 됐다.

볼리비아측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까닭은 한국 컨소시엄의 계약 불이행 때문이다. 볼리비아측은 2010년경 완료 예정이던 지질탐사를 한국 컨소시엄이 3차례나 연장하고도 종료하지 않았고 투자금(1,000만달러) 내역이 회계기준에 맞지 않으며 탐사 데이터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볼리비아의 코미볼은 계약 해지에 따라 한국 컨소시엄이 예치한 계약이행보증금 60만달러를 모두 가져가고 투자금 운영 관련 특별감사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코미볼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한국 컨소시엄이 지금까지 투자한 1,000만달러 가운데 약 478만달러를 개인적, 행정적 비용으로 처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만약 특별감사에서 투자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국제법률분쟁으로 번져 국가의 대외적 신뢰와 위상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물공사도 사업성 검토가 부실해 손을 떼려 한 점을 자인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탐사를 진행해보니 예상보다 매장량 등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탐사를 중단하고 지난해부터 사업에서 손을 떼기 위한 출구전략을 모색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코로코로 사업은 2008년 6월 광물공사 등이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남서쪽에서 100㎞ 떨어진 코로코로 지역의 구리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코미볼과 합작 계약을 맺으며 진행됐다. 우리가 총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30년간 광산 운영권과 생산물 처분권을 보유하고 이익의 45%를 갖는 내용이다.

볼리비아는 MB정부가 자원외교에 특별히 공들인 나라 중 하나다. 이상득 전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등 6차례나 방문해 우유니 리튬개발사업 등을 추진했다. 특히 코로코로 계약 이듬해인 2009년 주 볼리비아 한국 대사관까지 개설했다.

당시 광물공사와 지식경제부는 코로코로 광산의 확인 매장량이 1,500만톤, 추정 매장량 1억톤이어서 우리가 확보한 역대 최대 규모의 동광이라고 홍보했다. 또 탐사도 시작하기 전에 2012년부터 해마다 3만~5만톤의 구리를 생산해 구리 자주개발률을 현재 4.7%에서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놨다. 김 의원은 “성과가 없는 볼리비아 자원외교의 사실 관계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이명박정부 시절 치적으로 홍보한 볼리비아 구리광산 개발 사업에서 우리 측 컨소시엄이 사실상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사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명박정부 시절 치적으로 홍보한 볼리비아 구리광산 개발 사업에서 우리 측 컨소시엄이 사실상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사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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