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치멘토'…직업 외교관 출신 주일대사 거친 '일본통'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27일 내정된 이병기 국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 중 한 명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정무적 조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너서클'에 속한 멤버로 꼽혔다.
외무고시를 거친 직업 외교관 출신이지만 정치권에 오래 몸담았고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을 지냈고 박 대통령 취임 후에는 초대 주일 대사로 기용됐다.
지난해 6월 국정원장으로 전격 발탁된 데 이어 이번에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중용되며 국정의 중심을 장악하게 됐다. 현직 국정원장이란 부담에도 비서실장으로 발탁할 만큼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이 신임 실장은 2007년 당내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았고, 18대 대선 때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고문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박 대통령이 '차떼기당' 오명을 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17대 총선을 치를 당시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냈던 것도 그였다.
외교관 출신답게 평소 언행이나 처신이 신중하고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 현 여당 지도부와도 친분이 두터워 당청 관계를 비롯해 대야·대북·외교까지 두루 아우르는 국정 장악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1985년 민정당 총재보좌역으로 정치에 뛰어든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의전수석비서관을 거쳐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외교부 본부대사를 지내며 경력을 쌓았다. 노 전 대통령 시절엔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등 '386' 정치인을 비공개로 지원해 야당 인사들과 교분도 두터운 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5년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가정보원장) 제2특보로 자리를 옮긴 후 1996년부터 98년까지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을 지내 국정원 개혁 작업을 진행했다.
안기부 2차장 재직 당시인 1997년 고(故) 황장엽씨 망명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망명을 위한 막후작전을 총괄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정치특보를 지내며 그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당시 자민련 부총재였던 이인제 의원에게 대선정국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한 활동을 해달라는 취지로 5억원의 활동비를 전달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국정원장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 "가슴깊이 후회하고 있고 국민께 항상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백번 사죄드린다"면서 "당에서 주는 돈을 그냥 전달만 했다. 제가 '차떼기'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회장 전 총재 퇴임과 함께 정치권에서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다 2004년부터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조언했고 2005년 5월 여의도연구소 고문으로 취임하며 여의도에 공식 컴백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에게 정치 현안에 대해 조언했고, 2012년 대선 기간에도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의지하는 핵심 측근 중 하나였다.
김 대표·유 원내대표와는 이회창 전 총재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고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호흡을 맞춘 '원박' 멤버여서 당청간 소통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장 청문회 당시 "정치관여라는 네글자를 제 머릿속에서 지우고 원장직을 수행하려 한다"며 정치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기도 했다.
▲서울(68) ▲서울대 외교학과 ▲주제네바대표부ㆍ주케냐대사관 근무 ▲민정당 총재보좌역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안기부 2차장 ▲이회창 대선후보 정치특보 ▲여의도연구소 고문 ▲주일대사 ▲국정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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