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서 삼시세끼ㆍ한류 불모지 찾아
"새로운 문화 보고 또 봐도 안질려"
여행은 끝없는 이야기가 샘솟는 콘텐츠다. 현실을 벗어난다는 설렘을 자극하는 이 매력적인 소재는 요즘 방송가의 핫 아이템이기도 하다. 첫 회부터 시청률 10%를 넘긴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삼시세끼-어촌편’은 관광하며 게임을 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기존 여행 예능에서 벗어나 한가로운 시골에서 오로지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탈세 의혹을 받은 장근석 출연 분량을 잘라내느라 일부 편집이 어지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며 새로운 힐링 콘텐츠를 제시했다는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여행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방송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tvN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가 연예인들의 소탈한 여행담을 보여준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면 지금은 거기서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의 집을 방문해 문화 체험을 하는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대표적이다. 유세윤, 장위안, 알베르토 몬디, 기욤 패트리, 타일러 라쉬, 줄리안 퀀타르트 등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6명이 차례로 고국의 자기 집에 나머지 출연자를 초청해 문화를 체험하게 한다. 출연자의 가족 등 사생활을 공개하는 리얼한 화면으로 7일 첫 방송에서 2%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방현영 PD는 “예능에서 여행은 오래된 소재지만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모습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며 “그간 방영된 여행 프로그램과 어떻게 달리 연출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KBS는 여행과 아이돌 그룹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4월 방송 예정인 ‘두근두근 인도’는 평소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동방신기 창민, 샤이니의 민호, 슈퍼주니어의 규현, 인피니트의 성규, 씨엔블루의 종현, 엑소의 수호 등 아이돌 가수 6명이 한류 볼모지로 알려진 인도를 찾아가 K팝을 전파하는 내용을 선보인다. 거리에서 만난 인도인에게 K팝에 대해 물어보고 현지 영화사 대표에게서 조언을 듣는 등 색다른 방식으로 진행한다. KBS ‘아침 뉴스타임’은 6일 ‘K팝 볼모지 인도, 성공조건은?’이라는 주제로 뉴스 리포팅까지하며 ‘두근두근 인도’를 소개했다. ‘두근두근 인도’의 관계자는 “KBS 보도국이 동행 취재해 보도했을 정도로 기대하는 프로그램이며 아이돌 가수들이 한류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대 취업준비생의 도전과 여행을 결합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EBS는 지난해 ‘스페셜 프로젝트’로 선보였던 ‘청춘! 세계도전기’를 3월부터 정규 편성해 방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페셜 프로젝트에서는 미국으로 이민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청년의 중국 사천요리 도전기와, 교사의 길을 접고 한의사를 꿈꾸며 약초 캐는 아프리카 부족과 만나는 청춘 등을 방송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상파 방송의 한 관계자는 “여행은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수 없이 다룬 단골 상품”이라며 “그러나 단순 관광에서 벗어나 타 문화 체험 등을 깊이 있게 보여주면 언제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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