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모델 이름만 빼고 다 바꿔
미국차보다 유럽차 스타일의 디자인
나파 가죽 시트 등 인테리어 품위
뒷좌석 천정 낮은 것은 옥의 티
3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크라이슬러의 ‘올 뉴 200’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차량의 뼈대인 차체부터 파워트레인, 디자인까지 이름만 빼고는 다 바뀌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크라이슬러의 대표 중형차 역할을 해왔던 1세대 200과 크게 달라진 가장 중요한 배경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이다. 미국과 유럽 출신 두 회사는 지난해 FCA(Fiat Chrysler Automobiles) 그룹으로 재탄생하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 미시간주 스털링하이츠 공장에 첨단페인트 공장과 자동화 차체 공장 등을 추가 건설했고, 이곳에 새 200이 탄생됐다. 쏘나타(현대차), 캠리(토요타), 알티마(닛산) 등 경쟁이 가장 치열한 글로벌 중형차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모델이다.
실제 타 본 200은 무엇보다 안정성이 돋보였다. 특히 급가속을 하거나 고속 주행 때 무리가 없었다. 이는 동급 최초로 적용된 9단 자동 변속기 역할이 크다. 잦은 변속은 승차감이나 주행 성능을 저해하기 마련인데, 9단 변속기는 속도를 높이거나 내릴 때 엔진 회전 속도 변화를 줄여주고, 기어비가 촘촘하게 구성돼 있어 변속할 때 작은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힘을 전달할 수 있다. 게다가 유럽 스포츠카 알파 로메오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묵직하면서도 코너를 빠르게 돌 때도 안정적이었다.
200은 운전석, 보조석 사이 콘솔에 라디오 채널 돌리듯 버튼으로 주행(D), 주차(P), 후진(R)을 맞출 수 있는 ‘로터리 E-시프트’ 전자식 변속기가 채택됐다. 덕분에 운전자와 동승자가 모두 쓸 수 있는 독특한 패스스루(pass-through) 수납 공간이 있고, 슬라이딩 컵 홀더로 이어지는 아래가 텅 비어 있어 태블릿PC나 핸드백도 보관할 수 있다.
차량 안팎 인테리어는 더 많이 바뀌었다. 무뚝뚝한 ‘미국차’ 느낌은 없고, ‘유럽차’의 우아함과 세련됨으로 치장했다. 외관은 부드러운 곡선을 위주로 뒤로 갈수록 쿠페 같은 날렵함도 갖췄다. 차 뒷쪽은 트렁크 리드를 살짝 올려 공기역학을 고려함과 동시에 하단 범퍼를 수평라인으로 처리해 차량을 안정적이고 넓어 보이게 했다.
인테리어는 실내 곳곳에 나파(NAPPA) 가죽 시트 등 고급소재를 쓰고, 버튼 배열을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정리했다. 단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하다보니 뒤쪽 좌석 시트와 천정 사이 공간이 좁아 키 175㎝ 정도의 성인이 앉으면 머리가 닿을 듯 말 듯 하다.
200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로부터 ‘10대 베스트 인테리어’에 뽑혔고,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200리미티드와 200C 2개 트림은 각각 3,180만 원, 3,780만 원이다.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ℓ) 당 10.5㎞이다. (고속도로 기준 ℓ당 13.5㎞, 200 리미티드는 복합 ℓ당 10.9㎞, 고속도로 ℓ당 15.1㎞)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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