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금연·금혼 ‘3금' 제도 63년 만에 완화하기로
학교 밖 음주·흡연 족쇄 풀고 금혼 규정 유지 방침
육군이 사관생도의 학교 밖 음주와 흡연, 이성과의 성관계를 허용하는 개선안을 확정해 이달 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주, 금연, 금혼의 ‘3금(禁)’ 가운데 혼인을 제외하고는 음주와 흡연의 족쇄를 사실상 푸는 것이다. 3금 규정의 빗장이 열리는 것은 1952년 학교 창설 이후 63년 만이다.
육군 관계자는 3일 “금혼 규정은 계속 엄격히 유지하되 금주와 금연은 사관생도로서의 공적인 영역과 개인의 사적인 영역을 구분해 탄력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관생도로서의 공식 활동이나 제복을 입은 경우가 아니면 음주와 흡연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육사는 지금까지 3금 제도를 엄격히 적용해왔다. 흡연은 영내ㆍ외에서 아예 금지됐고, 음주의 경우 학교 밖이라 할지라도 부모나 영관장교 이상이 주관하는 자리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금주와 다를 바 없었다. 이성교제는 가능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도 혼전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바로 퇴학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외박 때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육사생도에게 내려진 퇴학처분은 부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확정하면서 3금 제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육군은 3금 가운데 흡연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육군은 이달 중순 교육운영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안을 마련한 뒤 해사, 공사의 의견수렴과 국방부, 국회 보고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규정을 어길 경우 사관생도가 자율적으로 학교에 보고하는 ‘양심보고’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은 이번 개선안에서 제외키로 했다. 양심보고는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이 많은 만큼 3금 개선안이 나오더라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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