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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근원을 찾아서

입력
2015.01.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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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전사의 탄생/ 정의길 지음 한겨레출판ㆍ480쪽ㆍ2만원
이슬람 전사의 탄생/ 정의길 지음 한겨레출판ㆍ480쪽ㆍ2만원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올해로 70년이 됐지만 세계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1ㆍ2차 세계대전이 국가 간의 전면전이었다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공식 ‘3차 세계대전’은 이슬람 대 서방 간의 전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진행형인 이 전쟁의 또 다른 특징은 내전, 내란, 소요, 테러 등 1ㆍ2차 세계대전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폭넓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현대 중동의 탄생’이 중동 지역 갈등의 발아 과정을 추적했다면, ‘이슬람 전사의 탄생’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기점으로 2014년 IS(이슬람국가)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지난 35년간 이슬람권에서 일어난 전쟁에 대해 파고든다.

현직 신문기자인 저자는 중동 지역 분쟁이 확산되는 배경으로 이슬람권 전역의 저개발 상황을 지목하며 그 원인이 “과거 제국주의 통치 때의 착취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미국 등 서방의 대외 정책”이라고 풀이한다. 또 이슬람권의 건조화, 자원과 인구의 불균형이 이러한 요인과 맞물려 중동 지역의 저개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부연한다. 실업이 만연한 이슬람 국가의 젊은 인구층이 오늘날 이슬람권 분쟁과 이슬람주의 확산의 동력이라는 것이다.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발화하는 과정을 좀더 근원적으로 살피기 위해 저자는 먼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하기 전 중동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소개한다. 1979년부터 10년간 진행된 아프간 전쟁을 파고든 뒤 오사마 빈 라덴ㆍ알 카에다ㆍ탈레반의 부상, 9ㆍ11테러사건과 이라크 전쟁 그리고 빈 라덴 제거 후 이슬람국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중동 무장세력의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주관적인 시각과 해석을 제시하기보다 최대한 사실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말부터 중동 국가들에서 터져 나온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은 빈 라덴 사살과 함께 미국에게 테러와의 전쟁을 마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줬다. 하지만 미군 철수와 함께 이라크 종파 전쟁이 시작하고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는 등 중동은 더욱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아랍의 봄’이 ‘지하디스트의 봄’으로 바뀐 것이다.

이슬람 전사의 역사는 지난해 6월 IS의 건국 선포와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일본인 인질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중동 지역 분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동북아시아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슬람권 분쟁으로 세계는 지금 3차 대전을 치르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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