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파견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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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파견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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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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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업장 10곳 중 4곳꼴 적발, 고용부 직접 고용 명령 2140명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해 원청 사업주에게 직접고용 명령을 내린 하청 노동자가 2,1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감독을 실시한 사업장 10곳 중 4곳에서 불법파견이 적발돼, 32개 업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된 파견이 사실상 불법적으로 산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노동계 지적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사업장 1,017개소 중 불법파견 사용이 판정된 사업장이 413개소(40.6%), 파견법 위반 건수는 710건에 달했다.

특히 파견이 금지된 업종이라도 회사가 ‘일시ㆍ간헐적 사유’로 파견노동자를 고용하고 고용부에 사후 보고하면 파견이 허용되는 규정이 악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부 안산지청이 불법파견 관련 기획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안산지역 제조업체 사업장 303개소 중 250개소가 불법파견으로 판정돼 510명에 대해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산 반월?시화공단 제조업체 상당수가 3개월 미만의 파견 계약을 맺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잠시 해고했다 재고용하는 반복적인 ‘초단기 파견’을 통해 하청업체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었다”며 “일시ㆍ간헐적 사유를 근거로 한 탈법적 파견이 제조업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노동계 지적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일시ㆍ간헐적 사유가 있는 경우 제조업체는 3개월 미만까지 파견이 허용되는데 일시ㆍ간헐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한 규정은 없다.

불법파견 판정 비율은 2012년 근로감독 사업장 2,593개소 중 695개소로 26.8%였으나 2013년은 781개소 중 41.1%(321개소)로 크게 늘었다. 원청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명령을 내린 노동자 수는 2012년 3,499명, 2013년 3,344명이었다.

불법파견 노동자는 사실상 원청 사업주로부터 업무 지휘ㆍ감독을 받지만 근로조건이나 해고 등과 관련해선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묻기 어려워 ‘가장 나쁜 비정규직’으로 불린다. 때문에 파견법은 파견이 허용되는 업종을 경비 등 32개로 제한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비정규직종합대책의 하나로 55세 이상 중고령자, 전문직에 한해 전업종 파견을 허용하기로 밝혔는데,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6%에 달한다”며 “불법파견이 만연한 현실에서 정부 대책은 파견을 더 확대시켜 일자리 질을 저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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