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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긴박했던 사흘…9·11 같은 동시다발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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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긴박했던 사흘…9·11 같은 동시다발테러

입력
2015.01.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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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파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혐의자로 프랑스 군과 경찰 9만명의 추적을 받던 사이드 쿠아치(34) 셰리프 쿠아치(32) 형제는 사건 사흘만인 9일 오전 파리 북부 샤를 드골공항 인근 마을에서 행적이 잡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위망이 좁혀오자 쿠아치 형제는 드골공항에서 12㎞ 떨어진 담마르탱의 한 인쇄공장에서 인질 한 명을 붙잡고 군경과 대치했다. 인질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들을 제압하기 위한 경찰의 ‘협상’은 초반부터 벽에 부딪혔다. 이들이 “순교자로 죽고 싶다”고 말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수시간의 대치 끝에 쿠아치 형제는 오후 5시께 총을 쏘면서 인쇄공장 밖으로 나왔고 수백 명 규모로 일대를 포위하고 있던 경찰은 이들을 제압했다. 붙잡혔던 인질은 무사히 풀려났다. 군경은 쿠아치 형제를 사살한 뒤 인질극을 벌인 인쇄공장 안에서 이들이 소지하고 있는 M82 로켓발사기, 발포탄 10발, 자동소총 2정, 권총 2정을 발견했다.

인질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담마르탱에서 쿠아치 형제를 제압하던 바로 그 시간 이번에는 파리 동부 포르트 드 뱅센지역 코셔(Kosher·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 제조) 식료품점에서 또 다른 인질극이 벌어졌다. 전날 아침 남부 몽루즈거리에서 경찰과 환경미화원을 향해 자동소총을 쏜 아메디 쿨리발리(32)와 그와 동행한 여성 하야트 부메딘(26)이 인질 20여명을 붙잡고 군경과 대치한 것이다.

쿨리발리는 인질극 중이던 이날 오후 3시 현지BFM TV의 전화취재에 응해 “쿠아치 형제와 협력했다”며 “그들이 샤를리 에브도를 해치웠고 나는 경찰 쪽을 맡았다”고 말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그 다음날 파리 남부의 경찰 살해사건, 이어 이날 두 건의 인질극이 모두 계획된 동시다발의 테러라는 얘기가 된다. 이번 사건에서 세계가 9ㆍ11 동시다발 테러를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 대테러 부대는 바로 진압작전을 개시해 현장에서 쿨리발리를 사살했으나 인질 4명도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4명도 부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쿨리발리는 식료품점에 진입한 직후 4명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 2명도 부상했다. 나머지 15명의 다른 인질은 무사히 풀려났다. 쿨리발리와 함께 인질극을 벌였던 부메딘은 도주해 프랑스 경찰이 쫓고 있다.

파리 연쇄 테러ㆍ인질범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알카에다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시로 테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지른 쿠아치 형제의 동생인 셰리프는 이날 군경에 사살되기 전 현지 BFM TV와 전화 통화에서 “예멘 알카에다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예멘에 갔으며 안와르 알아울라키가 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라키는 미국 태생의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영미권에 알카에다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2009년 말 델타항공기 테러 미수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1년 9월 미군의 무인기 공습으로 예멘에서 사망했다. 형인 사이드 역시 2011년 예멘에서 수개월간 머물면서 AQAP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앞서 보도했다.

쿨리발리는 IS와 연계돼 있었다. 쿨리발리도 이날 인질극 도중 BFM TV와 전화 통화에서 “IS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지키고 유대인들을 목표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인질극을 벌인 파리 동부 식료품점은 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을 제조해 파는 곳이었다. 쿨리발리는 인질극 중 “샤를르 에브도 테러범을 진압하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세리프 쿠아치와 쿨리발리는 2000년대 중반 ‘파리제19구네트워크’(뷔트 쇼몽 네트워크)라는 자생적인 테러조직에 함께 가담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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