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지율도 48% 껑충
미국의 지난 3분기 성장률이 2003년 이후 11년만에 최고인 5%까지 치솟는 등 ‘나홀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3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4.3~4.7%)를 훨씬 웃도는 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미국 언론은 일제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끓어 오른다”고 보도했다. 뉴욕 다우존스지수도 이날 사상 최고치인 1만8,000선을 돌파했다.
미국 경제의 이같은 회복세는 유럽,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경제마저 주춤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영국이 이날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은 0.7%에 불과했고, 프랑스는 영국보다도 낮은 0.3%였다. 8%대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던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7% 중반으로 내려앉았고 내년에는 7%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가 독주하는 배경으로는 소비 심리 회복과 저유가가 먼저 거론된다. 미국의 50개 주요 소매업체 매출 동향을 집계하는 컨설팅업체 CGP에 따르면 성탄절 직전 주말인 지난 20, 21일에 발생한 매출이 자체 집계 사상 최고치인 420억달러(46조원)를 기록했다. 자동차 서비스업체 AAA도 최근 유가 하락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하루 평균 4억5,000만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생 정책들이 유가 하락을 계기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소비 심리의 회복은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현상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택시장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과 직결된 실질임금 상승 추세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새해 전망 조사에서도 미국의 전반적 살림살이에 대해 응답자의 71%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내년에는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한 사람은 49%였다. 새해 전망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절반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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