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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애들이야

입력
2014.12.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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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수우파 내에서 서북청년단 이름을 내세우는 등 극우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종북을 반대하면 반(反)민주적 테러를 해도 괜찮단 식이다. 이 흐름에 새누리당이 얹혀 가려는 경향이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한겨레에 한 얘기다. 실제 해방 직후 우익 테러가 향수처럼 소환될 조짐이 보이는 건 여당 대선 주자끼리 벌이는 선명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분위기에서다. 사진은 최근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김문수 위원장.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최근 보수우파 내에서 서북청년단 이름을 내세우는 등 극우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종북을 반대하면 반(反)민주적 테러를 해도 괜찮단 식이다. 이 흐름에 새누리당이 얹혀 가려는 경향이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한겨레에 한 얘기다. 실제 해방 직후 우익 테러가 향수처럼 소환될 조짐이 보이는 건 여당 대선 주자끼리 벌이는 선명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분위기에서다. 사진은 최근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김문수 위원장.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어리니까 청소년이다. 나무라야 어른이다. 그러나 좌파의 매도는 불순하다. 또 진영논리다. 좀 심한 장난이었지만 얼마나 기특한가, 종북 혐오는. 낯설다, 빨갱이엔 모진 우파의 관용.

“재미교포 신은미 씨의 종북 논란 강연에 항의해 일명 ‘로켓 캔디’를 던진 전북 익산의 고3 학생 오모 군은 범죄자이긴 하지만 청소년이다. 그런데도 입만 열면 관용을 외쳐온 자칭 진보주의자들이 어느 사회든 가장 기본적인 관용의 대상인 청소년에게 정작 털끝만큼의 관용도 보이지 않는다. (…) 프랑스에는 아프리카계의 위험한 청소년들이 많다. 말만 청소년이지 성인이나 다름없이 키가 크고 힘이 센 그들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 아시아계를 상대로 하는 갈취행위나 이유 없는 방화 및 손괴행위를 직접 당해보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는 이 청소년들의 범죄행위로 골머리를 앓은 지 수십 년이 됐다.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보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청소년을 성인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진보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실패하고 만다. 진보는 원래 그런 것이다. 오 군은 일간베스트저장소나 네오아니메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이런 커뮤니티에 극우적이라고 볼 만한 주장도 적지 않다. 오 군도 그런 성향을 일부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 군처럼 이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상당수가 넓은 의미의 청소년이다. 이들이 잘못된 길을 간다면 어른들이 계도해야지 조롱이나 할 일은 아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나이 오십이 넘은 어른이, 그것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사람이 애들을 상대로 일베충이니 찌질이니 성적 루저(loser)니 하는 말을 서슴없이 퍼붓는다. (…)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한겨레신문에 “(오 군 등의 행위는) 현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이 자기보다 힘센 자들을 공격하는 대신 약하고 만만한 희생양을 골라 불만을 배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러나 겨우 고3인 학생이 무슨 사회적 낙오자여서 사회에 불만을 배설할 필요를 느꼈을까. (…) 오 군은 단순히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니로처럼 제 눈에 엉망인 사회를 자신이 나서 바로잡겠다는 영웅주의적 망상에 사로잡힌 것인지 모른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좋은데 폭력으로 해결하겠다는 데서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 난 진보주의자가 아니라서 청소년도 잘못했으면 단단히 혼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다만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젤(gel)과 같은 시기다. 실수는 하지만 아직 굳어지지 않은 그들을 확신범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많이 배운 어른들이 사고도 단순하고 글도 서툰 청소년들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웃고 조롱하는 것은 더 위험한 심리 상태로 몰고 갈 뿐이다.”

-일베, 싸가지 없는 진보의 부메랑(동아일보 기명 칼럼ㆍ송평인 논설위원) ☞ 전문 보기

“지난해 4월 재ㆍ보궐선거 당선으로 원내에 재진입한 김무성 의원이 정권의 2인자로 부상할 때 집중한 활동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근현대사 역사교실 출범식에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언했다.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도 질세라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전 초등학교의 이순신·세종대왕 동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이승만·박정희 동상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런 유별난 이념적 색채는 정신세계를 좌우하는 기관의 책임자에게서도 나타난다. (…) 이들은 이승만 건국신화를 퍼뜨리며 해방 직후 좌우 대결 상황을 재현하려 노력했다. 그런 활동이 일베와 같은 사이버 극우의 역사관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없지만, 두 세력의 역사관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서북청년회와 같은 백색 테러 단체를 찬양하고 재건하는 속도를 고려하면 큰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사이버 세상에서 거리로 나온 극우들은 혐오 발언에 만족하지 못하고 혐오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한 재미동포의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일베 활동을 했던 고교 3년생이 ‘종북 응징’을 한다며 사제 폭탄을 터뜨린 게 좋은 예다. (…) 이번 ‘거사(?)’는 미약했지만, 연쇄적 모방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그 결과,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걱정을 할 만한 환경을 집권세력이 조성해왔다. 이 극우 행동주의에 그런 불길한 조짐을 느낀다면 우파 이데올로그들은 침묵하면 안된다. 최소한 지식인으로서도 한마디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극우 테러의 추억(12월 13일자 경향신문 ‘여적’ㆍ이대근 논설위원) ☞ 전문 보기

누구나 안다. 군주는 웃긴 이다. 자기만 모른다. 몰상식 개그가 얼마나 허무하고 훌륭한지. 안얄라줌에 당했다. 조씨 왕은 직접 깨쳤지만 박씨 왕은 멀었다. 그의 나라는 아직 웃기다.

“최근 ‘땅콩 회항’ 논란이 불거진 뒤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ㆍ왕과 제후와 장수와 정승의 씨가 따로 있겠느냐)라는 말이 다시 생각났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저지른 ‘갑질’과 전력을 전해 듣노라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자신들을 왕후장상의 씨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 조 전 부사장이 초반에 ‘무늬만 사과’를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들 중 누가 어떤 직언을 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설령 직언이 있었더라도 결코 수용되지 않았을 것임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불거진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국정 농단 의혹을 보면 왕후장상의 씨는 비단 재벌가에만 있는 건 아닌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인사들, 이번 파문을 통해 공론의 장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언행을 보면 하나같이 박 대통령 일가를 왕후장상의 씨로 떠받드는 듯하다. (…) 정국이 이처럼 어수선한데 어쩌면 이렇게 누구 하나 직언했다는 얘기도, 쓴 소리를 했다는 얘기도, 국정쇄신을 촉구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 걸까. 특히 표심을 먹고 산다는 새누리당에선 지도부를 포함해 전체 소속의원의 40%에 달하는 60여명의 의원들이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는데, 인구에 회자되는 얘기가 ‘각하’라는 호칭뿐일 수 있을까. (…) 이번 파문과 관련해 결국 최종적으로는 박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참모진이나 정부 부처와 같은 공적인 통로보다 일부 측근들의 조언을 더 중시한다거나, 한번 싫은 소리를 들으면 두 번 다시 눈길을 주지 않는다는 등의 얘기 때문이다. 주변 인사들로 하여금 존경과 존중보다는 두려움에, 대화와 토론보다는 지시에 익숙하게 만든 당사자가 바로 박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오너 일가가 자신들을 ‘선택받은 사람들’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갑질을 해대면, 직원들은 다른 무엇을 의식할 겨를도 없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한다는, 24시간 내내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뭘 바라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정치와 행정영역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나라(한국일보 ‘36.5°’ㆍ양정대 정치부 기자) ☞ 전문 보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터진 뒤 여기저기서 그와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가 비슷하다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 첫째, 비행기(국가)를 ‘내 것’으로 여기며 구성원들이 자신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의식이 엿보인다. 둘째, 아랫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격적 모욕까지 주며 다짜고짜 내리게 한다. 셋째, 쫓아낸 사람한테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강요한다.(“국무위원의 발언은 사적인 것이 아니다.”) 넷째, 과거로의 후진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섯째, 국제적 망신 사태로 국가 이미지가 훼손됐다. 여섯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아버지의 후광’이 어른거린다 등등…. (…) 큰 권력이든 작은 권력이든, 그 앞에만 서면 사람들이 움츠러드는 것은 왜 또 그리 닮았는가.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는 직언을 하는 부하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결정적인 다른 점이 더 많다. 우선 조 전 부사장은 비록 시간은 걸렸지만 뒤늦게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아직도 상황 파악 자체가 안 된 것 같다. ‘무늬만 사과’라도 좋으니 유감 표명이라도 한번 하면 좋으련만 영 소식이 없다. (…) 검찰 수사도 천양지차다. 땅콩 회항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가 진척되면서 감추어두었던 사건의 전모가 얼추 드러나고 있으나, 비선 세력 국정개입의 실체는 미궁으로 빠져드는 조짐이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광석화처럼 압수수색을 한 검찰이지만 정윤회씨 등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았다. (…) 관심은 ‘대한항공’의 앞날과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까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태로 크게 혼쭐이 났으니 뭔가 달라져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 하지만 대한민국을 책임진 지금의 권력은 심기일전의 자세도, 총체적 쇄신 의지도 보이지 않은 채 문고리 권력 변호에만 급급하다. (…) 사실 비선 세력이 발호하기 좋은 토양을 앞장서 제공한 사람은 바로 박 대통령이다. 평소의 이상한 근무 습관부터가 그렇다. 세월호 사건 때도 드러났지만 박 대통령은 ‘대면 보고’를 꺼리는 것은 물론 ‘정시 출근’의 개념마저 없어 보인다. 대통령과의 접근 통로가 제한될수록 문고리 권력의 크기가 극대화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깃발에 적힌 언어들도 빛을 잃었다. 권력 주변의 비정상적인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따위의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 ‘권력의 희화화’만큼 정권에 치명적인 것도 없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스스로 권력을 희화화하고 있다.”

-조현아-박근혜, 비슷하지 않다(한겨레 기명 칼럼ㆍ김종구 논설위원) ☞ 전문 보기

* ‘칼럼으로 한국 읽기’ 전편(全篇)은 한국일보닷컴 ‘이슈/기획’ 코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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