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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희 동향 보고서' 또 다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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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희 동향 보고서' 또 다른 불씨

입력
2014.1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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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유출된 문건에 포함… 유출 경위 윤곽 속 신빙성 도마에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월 청와대에서 뭉텅이로 유출된 문건 가운데는 ‘정윤회 문건’‘박지만 EG회장 문건’외에도 박 회장 부인인 서향희(40) 변호사의 동향 보고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출 문건의 내용 및 구성, 나아가 문건의 신빙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검찰이 정윤회 문건을 사실상 허위로 결론내는 분위기여서 다른 문건 또한 시중의 풍설을 모은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정윤회 문건의 작성ㆍ유출 및 보도 경위를 수사 중인 가운데 박 회장 부부의 동향을 담은 문건의 유출 경위는 대체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정윤회 문건처럼 박 회장 부부의 문건 또한 박관천 경정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박 경정이 2월 경찰로 복귀하면서 들고 나왔다고 한다. 박 경정이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보관하던 문건을 정보분실 소속 두 경찰관이 세계일보 및 기업 쪽에 전달한 사실도 검찰에서 확인됐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문건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박 회장은 물론 청와대에 문건을 포함한 ‘문건 유출 경위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당시 박 회장이 청와대에 문건을 전달해주길 원했으나 “박 회장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 부부의 문건과 달리 정윤회 문건의 유통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세계일보로 넘어간 과정이 불투명하게 남아 있어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와 검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윤회 문건 또한 박 경정이 경찰로 복귀하는 시점에 복사해 들고나온 문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윤회 문건과 박 회장 부부의 문건이 각기 당사자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박 경정이 어떤 의도로 두 문건을 동시에 작성하고 청와대에서 복사해 나왔는지는 검찰이 밝히 대목이다.

또 조 전 비서관이 확보해 청와대에 건넨 유출 문건에 정윤회 문건이 포함돼 있는지도 관심거리다. 현재까지는 박 회장 부부의 동향을 담은 문건 사본 128쪽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 회장 본인의 동향 보다는 부인인 서 변호사와 관련된 의혹이 대부분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정윤회 문건을 사실상 ‘정보지(찌라시)’ 수준으로 결론 내린 가운데 조 전 비서관마저 한 발 물러서면서 박 회장 부부에 대한 문건의 신빙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정기관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직접 문건을 본 뒤에도 특별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박 회장 스스로 ‘확인할 필요가 없는 문건’으로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추론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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