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난징(南京)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에서 열리는 국가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중일 관계가 한 달여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와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난징대학살 국가 추모식에 참석, 일본 군국주의가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반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추모식 중 난징대학살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난징시의 전역에선 1분간 묵념 사이렌도 울릴 계획이다. 이미 12일 난징의 주요 거리와 기념관 주변엔 까만 바탕 위에 흰색으로 ‘국치를 잊지 말자’(勿忘國恥), ‘중화의 꿈을 실현하자’(圓夢中華) 등을 적은 현수막이 내 걸렸다. 관영 CCTV 등은 이를 전국에 생방송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7ㆍ7사변 77주년 기념식에도 참석, 일본 우익들의 역사 부정 등을 비판했다.
특히 이번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 추모식은 지난 2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2월13일을 난징대학살 국가 추모일로 지정한 뒤 처음 치러지는 기념 행사이다. 그 동안 3억위안(약 540억원)을 들여 확장 공사를 벌여 온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도 이날 정식으로 다시 문을 연다.
이에 따라 추모식을 계기로 중일 관계가 다시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12년9월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이후 관계가 악화해 온 양국은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계 개선 4대 원칙에 합의했고 이어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물론 당시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악수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고개를 돌려 중일 관계 개선이 순탄하지 못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정상회담 성사를 계기로 양국관계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번 추모식을 통해 시 주석이 또다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양국관계 조기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난징대학살이란 1937년12월13일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이후 6주 동안 중국인과 포로 30여만명을 무참하게 살해한 사건을 말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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