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주문이 편하다고 느끼는 건 단지 그 방법이 익숙해서다. 아직 부정적 목소리도 있지만 그럼에도 배달 응용 소프트웨어(앱)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나제원(32ㆍ사진) 알지피코리아 대표의 말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요기요는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인근 배달 음식 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배달앱 업체다. 2012년 6월 직원 15명으로 시작했지만, 스마트폰앱 하나로 가까운 상점을 찾고 메뉴를 고른 뒤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하다는 편리함을 앞세워 2년여 만에 전체 직원이 200여 명에 달하는 중견 업체로 급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화만으로도 충분한 배달음식 시장에 ‘숟가락’ 하나만 얹었으면서도 가맹점에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수료 논란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요기요는 이달 초 경쟁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요기요의 수수료를 11~20%로 허위광고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이전까지 가맹점 별로 다르게 책정됐던 수수료율은 이달부터 12.5%로 단일화했다. 이 과정에서 업계 전반에 수수료 인하 바람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또한 사실이다.
나 대표는 배달앱 업체 간 경쟁이 흙탕물 싸움으로 비쳐지게 된 것이 안타깝다면도 논란에 대해서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 의류 쇼핑몰이 하나 둘씩 생겨나던 때에도 ‘오프라인 상점 다 죽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쇼핑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며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상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건 모든 분야에서 일어났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앱이 단순히 주문 방식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요일 오후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우연히 TV에서 배달앱 광고를 접한 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게 되는 것처럼 기존에는 없던 수요를 창출하는 데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나 대표는 “새로운 수요를 계속 창출해 배달음식 시장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가맹점주들에게 수수료 이상의 가치를 직접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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