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선정 등도 여전히 잡음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사태와 관련해 ‘수능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만들어 수능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과거 발표된 대책의 재탕 수준이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10년 전 수능 개선위원회와 비슷한 조직이 꾸려졌음에도 출제 오류가 반복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수능 역사상 첫 복수정답이 인정됐던 2003년 수능 언어 영역 출제 오류 사태 때 학원강사 출신 초빙교수를 수능 출제위원에 포함시키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수능 개선기획단을 구성한 뒤 이듬해 3월 출제위원 선정방식 개선안 등을 발표했었다.
당시 개선기획단은 수능 출제에 특정대학 출신이나 유경험자가 반복적으로 참여하지 않도록 특정대학 출신 비율을 40% 미만으로 제한하고, 연속 3년까지만 출제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출제ㆍ검토위원의 수도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교사 출제위원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었다.
이와 함께 문항 오류에 대한 공식적인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이의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합숙 형태의 폐쇄형 출제 체제를 개선해 문항 공모제 및 평가원 방문 출제 등 반개방형 체제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후 출제위원 인원수 확대, 교사 참여, 이의심사위원회 구성 정도만 개선됐을 뿐 나머지 문제점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까지 5건의 출제 오류가 더 발생했고, 출제위원 선정방식과 출제ㆍ검토위원 간의 위계관계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시민단체와 교육 전문가들은 수능개선위원회 역시 근본적인 해결방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성명서를 통해 “수능 문제 오류의 원인은 시행된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과도한 경쟁을 낳은 수능 시험제도 자체에 있다”며 “국가적으로 수능체제를 개혁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도 “수능 논란은 학력구조에서 나타난 폐해의 정점으로 나온 것”이라며 “학벌 구조 타파 없는 수능 체제 개선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