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타임즈 앤드류 새먼(48ㆍ사진)은 12년째 서울특파원인 베테랑 기자로 통한다. 한국을 속속들이 알아 최근 남북의 극단적인 차이를 다룬 영문 ‘모던 코리아’를 비롯 한국 관련 책을 5권이나 냈다. 포브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데일리텔레그래프, 알자지라에 한국 기사를 쓰는 그의 한국 취재기를 들어봤다.
-12년이나 한국에 체류 중이다.
“한반도는 두 극단의 국가가 맞닿은 흥미로운 곳이다. 한국은 가장 경제성장이 빨랐던 국가 중 하나이고 온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만큼 세계적인 수준이다. 반대로 북한은 가장 폐쇄적인 나라이며 경제성장은 매우 더디다. 내가 살아온 영국은 조용하고 별 일이 일어나지 않는 반면 한국은 극단의 환경이 빚어내는 많은 얘기가 뉴스가 되는 나라다.”
-외신기자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면.
“오전에 방송과 신문을 통해 어떤 뉴스가 있는지 체크한다.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일한다. 당일 쓸 것이 있으면 홍콩, 영국, 미국 등에 있는 편집국과 상의한 후 작성한다. 아니면 기획 아이템을 찾고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 한다. 시간이 나면 책을 쓰는데, 지금 세계태권도협회에서 쓴 책을 번역, 감수하고 있다.”
-한국 취재의 어려움은.
“한국은 관계지향적인 문화가 강하다. 관계가 만들어진 후에야 뉴스거리인 정보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외국인과는 이런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취재가 안되고, 겉돌 수밖에 없다. 거기에 정보 공개마저 투명하지 않다. 해당 부처도 외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가장 취재가 어려운 곳은.
“예전에는 청와대가 외신들을 자주 만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청와대보다 어려운 취재는 재벌들이다. 한국에는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외 사람들도 궁금해 한다. 하지만 한국의 재벌 총수들을 만날 수 없으니 인터뷰는 아예 불가능하다. 작년 포브스에 SM엔터테인먼트 기사를 쓰려고 이수만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한국과 외국의 취재환경을 비교한다면.
“동료 중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있는데 델(Dell) 컴퓨터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을 만났다고 했다. 인터뷰 뒤 델이 연락처를 주며 언제든 궁금한 사안이 있으면 전화나 이메일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기자 만나는 것에 부담을 안 느낀다. 기업총수를 만나려면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방법 외에 없다. 한국이 정치가 민주화되고 사회가 개방적으로 바뀌었지만 기업은 아직도 꽉 막혔다. 스티브 잡스보다 만나기 어려운 게 한국 재벌이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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