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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앙아시아 자원외교 이끌 큰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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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앙아시아 자원외교 이끌 큰 자산

입력
2014.1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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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86명 장학금·인턴기회 제공

"앞선 한국 기술 배워 조국 개발하고 돌아가서도 한국과 인연 이어갈 것"

카자흐스탄에서 울산과학기술대(UNIST)로 유학 온 아즈마트 카세노브와 울란벡 아우에스칸, 가우크하 탈타노바, 알디아르 아디시브, 예르킨 던바예브.(왼쪽부터) ‘친한(親韓)’ 에너지 전문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제공
카자흐스탄에서 울산과학기술대(UNIST)로 유학 온 아즈마트 카세노브와 울란벡 아우에스칸, 가우크하 탈타노바, 알디아르 아디시브, 예르킨 던바예브.(왼쪽부터) ‘친한(親韓)’ 에너지 전문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제공

“성형수술 잘 하는 나라, 드라마 잘 찍는 나라 정도로 생각했어요. 지금은 한국의 앞선 과학기술 역량을 실감하고 있죠. 우리가 양국의 거리를 좁히는 근간이 될 겁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나라 카자흐스탄에서 울산과학기술대(UNIST)로 유학 온 젊은 과학도 5인방은 2일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국제 에너지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UNIST가 전략적으로 영입한 중앙아시아의 과학영재들이다. 조무제 UNIST 총장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한국과 맺은 인연은 20, 30년 뒤 우리나라 자원외교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가 중앙아시아 나라들을 주목한 이유는 저개발 자원부국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가 생산되는 천혜의 땅이다. 석유와 가스, 우라늄 매장량이 각각 세계 9위, 17위, 2위다. 하지만 아즈마트 카세노브(기계ㆍ원자력공학부3)씨의 지적처럼 자원을 수출하는 데 그칠 뿐 산업으로 활용하는 가공 기술이 부족하다. 예르킨 던바예브(에너지ㆍ화학공학부2)씨는 “자원이 고갈되기 전까지 기술 개발에 소극적인 ‘오일 니들(Oil-needle)’ 현상을 극복하려면 카자흐스탄에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UNIST는 2009년 개교 직후부터 이 지역 인재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총 86명이 유학 와 있다. KAIST를 비롯한 다른 과학기술특성화 대학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대부분 국제대회 수상 경험이 있는 과학영재들로 UNIST가 장학금과 인근 산업단지 인턴 기회를 제공한다. 목표는 에너지 분야의 ‘친한(親韓)’ 네트워크 구축.

거액이 오가는 자원개발 시장에서 인맥과 신뢰도는 경쟁력과 직결된다. 실제로 우리는 해외 자원개발 경험도,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해 지난 수년간 수십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유학생들도 양국 자원외교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알디아르 아디시브(에너지ㆍ화학공학부3)씨는 “공학자 출신으로 재계나 정계에서 활동하면서 한국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울란벡 아우에스칸(기계ㆍ원자력공학부2)씨는 “졸업 후 산업체에서 일할 계획인데, UNIST에서 받은 환대가 한국과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줄 것”이라고 했다.

우리 학생들과의 유대감도 두텁다. 가우크하 탈타노바(에너지ㆍ화학공학부2)씨는 “한국 친구들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 진심을 알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한국에서 친구 사귀기 요령을 털어놓았다. 같은 학과 3학년 김지혜씨는 “카자흐스탄 친구들은 경제적 안목을 갖추고 산업 동향도 잘 파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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