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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가 셸과 인연을 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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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가 셸과 인연을 끊다

입력
2014.10.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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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 레고(Lego)가 석유회사 셸(Shell)과의 협력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60년대부터 50여 년간 지속 된 관계를 청산하는 데에는 그린피스의 캠페인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린피스는 셸이 2015년 북극지역을 시추하려는 계획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 레고 같은 이미지 좋은 회사를 이용하여 이미지 세탁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장난감 회사가 석유회사와 동업하는 것은 이미지에 좋지 않다며 캠페인을 계속해왔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에 올린 “모든 것이 멋지지만은 않다(Everything is not awesome)”이라는 영상은 북극의 환경파괴를 레고로 만들어 표현하여 5,900만 뷰를 기록하였고, 레고랜드에 “북극을 구하라(Save the Arctic)”는 배너를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레고사는 처음에는 그린피스의 캠페인에 난색을 표했다. 문제를 셸과 직접 의논하라고 주장하였고 셸과의 협업으로 인해 세계 26개국의 주유소에서 아이들에게 레고 세트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레고는 그린피스의 의견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레고의 CEO 요르겐 비크 크누트슈토르프는 2011년에 체약한 셸과의 계약은 존중하겠지만 “현재 상황을 감안하여 셸과 계약이 끝나면 더 이상의 계약 갱신은 하지않겠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의장인 존 소벤은 대중들에게 캠페인이 큰 지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레고의 선택이 런던 과학박물관 등 다른 셸과의 협업관계에 있는 단체, 기업들에게 관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앞두고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 창립한 록펠러 형제재단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2년간 지속되어 온 ‘투자 철회 운동’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미국 대학가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화석연료로 돈을 버는 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여 금전적 압박을 가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시키는 정책이 실행되고 있어서 더 이상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석유로 부를 축적한 록펠러 가문의 이런 움직임은 온실가스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화석연료발굴에 투자하던 9,200억원 가량의 자본을 점진적으로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하는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그린피스 및 민간 단체들의 활약으로 세계의 대형 기업, 재단들이 온실가스와 환경문제에 대해 말뿐이 아니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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