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가 성소수자를 위해 남녀 구분이 없는 화장실을 확대한다.
재닛 나폴리타노 UC 총장실은 성명을 통해 캠퍼스 내 모든 칸막이 화장실을 성별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로 바꾸겠다고 밝혔다고 미국 CBS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한 건물에도 이 같은 화장실을 만들 계획이다. 일부 UC 캠퍼스를 비롯해 몇몇 미국 대학이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을 도입했지만 이처럼 모든 캠퍼스에 대해 도입ㆍ확대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체 대상인 화장실 수와 예상 비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UC가 남녀 구분 없는 화장실 설치에 나서기로 한 것은 동성애ㆍ양성애ㆍ성전환자(LGBT) 등 성소수자들이 화장실 사용 도중 신원이 알려지거나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없애 주기 위함이다. 나폴리타노 총장은 지난 6월 LGBT 자문단을 만들어 성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으며 이들의 조언을 받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을 확대하기로 했다. 나폴리타노 총장은 “UC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성소수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반 학생과 직원들이 화장실 사용 때 응당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UC는 성전환자 학생들을 위해 법적으로 개명하지 않아도 출석부, 학생증 등 교내 기록에는 자신이 원하는 이름을 기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일 성만 사용하는 목욕탕도 성별에 상관 없이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리버사이드와 버클리를 포함한 몇몇 UC 계열 캠퍼스는 이미 이성 학생들간에도 같은 방을 사용할 수 있는 남녀 혼용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UC는 미국 최대 규모의 공립대학으로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데이비스 등 10개 캠퍼스에 23만8,000명의 재학생을 두고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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